"저그 제왕 을 가리자"

KT-KTF 프리미어리그는 결국 ‘저그들의 잔치’로 마감을 하게 됐다.

지난 31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KT 매가패스 프리미어 리그’와 ‘KTF 핌 프리미어 리그’ 결승전에서 각각 박태민(GO)과 박성준(POS)이 홍진호(KTF)와 이윤열(팬택앤큐리텔)을 누르고 우승, 오는 2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통합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저그 유저들은 이번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에서 각 리그 1, 2위를 독차지한 데 이어 막판 뒤집기에 나선 테란유저를 따돌리고 통합결승전을 저그들만의 것으로 만드는 저그 잔치를 완성했다.

‘KT 메가패스 프리미어리그’ 결승에 나선 박태민은 홍진호를 상대로 한껏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며 2대 0의 승리를 따냈다. 첫 경기에서 박태민은 저글링 및 뮤탈리스크와 스콜지 조합으로 홍진호의 게릴라를 막아낸 뒤 다수의 저글링으로 상대의 본진을 밀어 승리를 따냈다. 또 2경기에서는 저글링만으로 홍진호의 본진을 유린하며 GG를 받아냈다. 이로써 박태민은 최강 저그로 인정받아온 홍진호를 누르고 새로운 저그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어 벌어진 ‘KTF핌 프리미어리그’ 결승전에서는 박성준이 난적 이윤열을 2대 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첫 경기는 초반 앞마당을 가져간 부자 저그의 무서움을 톡톡히 보여준 경기였다. 박성준은 뮤탈리스크로 이윤열의 병력을 본진에 묶어둔 채 멀티를 늘려나갔다. 결국 박성준은 울트라리스크와 디파일러까지 대량으로 뽑아내 이윤열의 본진을 끊임없이 두드린 끝에 GG를 받아냈다. 두번째 경기에서는 전략의 승부였다.

박성준은 초반에 2기의 드론을 빼내 입구를 막으며 SCV 정찰을 허용하지 않았다. 자신의 초반 빌드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러면서 박성준은 저글링으로 상대의 빌드를 꾸준히 정찰, 이윤열이 병력을 이끌고 본진을 빠져나오자 자신의 모든 병력을 이끌고 상대의 본진을 쳤다. 서로가 자신의 본진을 포기하고 상대의 본진을 내준 것. 하지만 박성준은 이미 3개의 멀티를 확보하고 있던 터라 무난하게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특히 통합결승전에서 맞붙게 된 박성준과 박태민은 각각 2004년 최고의 저그 유저 투표에서 홍진호와 함께 ‘저그 빅3’로 뽑힌 선수들이어서 23일 열리는 통합 결승전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은 우승 경험이 있는 박성준이 2004년 최고의 저그 플레이어로 선정되기는 했지만, 최근 박태민의 상승세가 무서워 승부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이같은 기세를 반영하듯 박태민은 통합 결승전 진출을 먼저 확정지은 뒤 “누가 올라와도 상관 없다”고 밝혔다. 4년만에 스타리그 개인전 결승에 오른 만큼 반드시 통합 우승컵을 거머쥐며 최고의 저그 유저로 등극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의 표명이었다.

2004년 시즌에만 3번째 결승 진출에 성공한 박성준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그동안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이윤열을 제압하고 통합 결승전에 진출한 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 하지만 박성준은 “박태민에게는 지난번 MSL에서 졌는데 복수할 기회다. 상대가 저그전을 잘하는 선수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연습하겠다”며 한순간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우승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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