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형 프로젝트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업체들의 고민이 많다. 이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 수행 과정의 구조적 문제도 그 중 하나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국내 SI형 프로젝트의 전형적 진행 구조를 보면, 발주처인 ‘갑’의 프로젝트 입안에서 예산 계획, 일정 계획, 제안 요청서(RFP) 및 상세 요구 사항 작성까지 거의 모든 작업이 사전 영업이라는 미명 하에 수주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시간과 노력, 비용으로 수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갑’은 ‘을’들의 이런 노력에 대한 비용을 보상해 주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을’의 입장에서는 수주하면 본전이고, 실주하면 사전 노력만큼의 손해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손해는 SI사업의 속성상 어느 한 기업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협력업체들 손해로 이어지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 한 가지 해결 방안은 ‘사전 노력 보상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즉, 실주를 하더라도 제안에 참여한 업체의 노력을 보상하기 위해 프로젝트 예산 중 일정 부분을 ‘사전 노력’에 대한 비용으로 보상해 주는 ‘리젝션 피(Rejection Fee)’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물론 필자의 이런 생각도 발주처인 ‘갑’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면이 있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례는 IT분야가 아닌 광고업계 등에서는 일종의 비즈니스 에티켓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사업 추진에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시작해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해 나간다면 여러 IT기업의 버팀목이 되는 SI형 사업의 수익성에 다소 숨통을 열어 주는 방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장세찬 삼성네트웍스 솔루션사업부 과장 seychan.ja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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