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1월 12일부터 11박 12일간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남미 3개국 순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이번 순방에서는 IT협력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현지에 IT협력센터를 개소하기로 하는 등 IT분야의 협력 활성화 기반을 구축,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 기업 간 교류·협력을 촉진해 수출 및 투자를 확대하는 큰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남미방문은 방문 국가 모두 최근 IT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IT코리아’의 세일즈와 이들 국가와의 IT협력에 중점을 뒀다.
우리 정부는 아르헨티나와 소프트웨어(SW) 개발, 초고속 인터넷, 전자태그(RFID), 전자정부, IT인력교류, 이동통신 등 6개 항목에 걸쳐 IT협력약정을 체결하고 양국 간 정보통신협력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또 브라질의 공개SW 정책을 추진하는 대통령 비서실장 직속의 ITI라는 기구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관계’로 협력 수준을 높이고 한·브라질 IT협력센터를 브라질에 설립, 양국 정보통신 관련 기관의 정보화 추진경험과 기술을 비롯해 기업 간 정보를 교류하는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ADSL, 무선전화, 인터넷, PC보급 확장 및 전자정부 구축 등에 대한 국내 IT기업의 브라질 진출도 급진전될 전망이다.
중남미는 급성장하는 IT 신흥 시장이다. 지난 93년 이후 2001년까지 이 지역 IT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1%에 달했다. IDC에 따르면 2003년 중남미 IT시장규모는 세계 IT시장의 2.5%로 북미(43.8%), 유럽(30.6%), 아·태(19%)에 이어 네번째로 큰 시장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은 산업구조가 균형적이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발달정도가 좋아 경제 전반에 활력이 느껴졌다. 관료들도 IT에 대한 의욕과 이해도가 높아 오래 전부터 SW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공개SW의 이용을 국가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과거 7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이르러 G7 국가 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도 낙후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돌파구로 SW산업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또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수준과 인적자원을 배경으로 스페인어권에 대한 SW·콘텐츠 진출기지로 이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중남미 IT시장의 잠재력은 막대하다. 무선통신에 대한 선호 및 수요증가, VoIP 등 대체서비스의 등장, 산악 등 고지대가 많은 지리적 특성으로 이동통신은 유선통신보다 단기간에 IT 인프라 구축기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돼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ADSL 등 초고속 인터넷시장도 두 자릿수의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자정부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중남미 각국은 전자조달제도, 결제통합시스템 등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분야의 노하우와 솔루션을 가진 국내 SI기업들에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 디지털콘텐츠 기업에도 엄청난 기회임이 분명하다. 지금 중남미에서 한창인 IT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되면 IT인프라라는 고속도로 위를 힘차게 질주하게 될 다양한 모바일·온라인 콘텐츠의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지구의 폐’라 불리는 아마존이 있는 대륙!
이번 남미 방문을 통해 이 대륙이 머지않아 우리 IT기업에도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주는 매력적인 시장이 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또한 많은 다국적기업 컨소시엄에 통신 사업이라는 인프라를 내주고 관련 정보기기·솔루션·SW의 체계적인 가치사슬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드웨어보다 그 위의 SW·솔루션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많은 남미 국가들을 볼 때, 원천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주도권의 중요성과 SW에 대한 투자가 IT산업의 주도권 유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hjko@softw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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