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부터 SK텔레콤의 자회사인 TU미디어와 KTF, LG텔레콤 간 위성DMB 사업제휴 협상이 재개된다.
지난 9월 중단한 이래 2개월 만이다. TU미디어와 KTF, LG텔레콤은 지난 9월 위성DMB 재판매 수수료를 23∼27%선에서 합의하던 끝에 의견 차이로 협상을 결렬시켰다.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KTF와 LG텔레콤이 지상파DMB에 무게를 싣고 줄타기를 했기 때문.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위성DMB에 시장을 빼앗길 수 없지만 이에 동참해 힘을 실어줄 수도 없다는 견제심리도 작용했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콘텐츠며, 투자비용이며 여러 면에서 지상파DMB가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SK텔레콤도 자회사인 TU미디어 위성DMB와 매체 간 경쟁구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의 지상파DMB 서비스에 참여하는 방안을 타진중이다. KTF와 LG텔레콤이 지상파DMB 기지국 투자를 통해 지상파DMB폰에 부가서비스로 사실상 유료방송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견제하기 위한 것.
이통사들은 그러나 이 같은 사업구상에 대해 규제기관인 방송위의 확답을 듣지 못해 불안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KTF와 LG텔레콤은 TU와의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위성DMB 참여 협상을 저울질하는 형국이다.
세 회사는 DMB 결합 단말기 형태로 통합되는 방송콘텐츠 선점을 놓고 서로 견제하고 있지만 동시에 호흡을 같이하고 있다. 통신망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인 방송콘텐츠를 확보하는 점에선 한 배를 타고 있어서다. 유선사업자인 KT가 온미디어, 김종학 프로덕션 등의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점도 같은 맥락이다.
남중수 KTF 사장도 얼마 전 중기 전략을 발표하면서 “방송 콘텐츠 유통사업이 이통사 신성장의 한 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사업자들은 방송콘텐츠 확보에 이어 방송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공익성을 내세워 대기업 진입을 막는 방송 규제와 적지 않은 마찰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뉴미디어를 놓고 벌이는 방송콘텐츠 확보전도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뉴 미디어라면 새 콘텐츠를 발굴해야지 지상파방송 콘텐츠만 고집하는 것은 문제”라며 위성DMB와 같은 유료방송의 지상파 콘텐츠 확보를 견제했다. 그렇지만 방송계의 이 같은 논리도 새로운 미디어의 정상 궤도 진입을 늦춰 보겠다는 전략에서 비롯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방송업계와 협상을 벌인 한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방송쪽 사람들은 아예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 같더라”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방송콘텐츠 확보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통신사업자의 방송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은 싸움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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