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보육사업, 이제는 질적 성장이다’
지식형 중소·벤처기업 육성의 산실로 불리는 창업보육 사업이 시행된 지 6년여. 이제 창업보육센터(BI)는 양적 벤처 성장·육성 시대를 거두고 질적성장의 시대를 주도해 나가는 중추로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8년 이래 기술집약형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을 촉진과 IMF사태에 따른 실업 문제 해소 등을 위해 창업보육사업을 적극 지원·육성해 왔다
이제 수치상으로는 당초 정책 입안시 기대치를 충족할 만큼 양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97년 말 11개에 불과하던 창업보육센터는 2003년 말 현재 291개에 이를 정도로 양적·물적 성장 기반 구축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표면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과를 확인·격려하고 창업보육사업을 벤처활성화의 새로운 도약대로 삼기 위해 그간의 경험을 교류하고 시너지화할 장을 마련했다.
대학과 연구소 등에 설립된 BI는 정부가 내세운 ‘지방균형발전 시대’를 맞아 각 지역 산·학·연 혁신 네트워크의 핵이자 지방발전의 구심체로서의 역할 확대까지 모색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 1조원에 육박= 창업보육사업은 지역 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291개 창업보육센터에는 40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정보기술(IT) 등 첨단 제품 개발 및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2만여명의 직원 고용 효과를 창출했으며, 이들 기업들이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액도 9300억원에 달하고 있다. 1개 업체당 평균 2억3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입주 기업 중 매출 발생 기업은 전체의 76%에 달하는 3000여개사로, 이 중 64개의 기업이 50억원대 이상의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한 매출 성장 뿐만 아니라 제품 및 기술을 권리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재까지 특허등록 1181건, 상표·실용신안 등록 2728건 등 총 3909건의 지적재산권을 확보, 자체 기술력 확보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출 성과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입주 기업의 6.4%인 254개사가 지금껏 919억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으며, 154개의 졸업 기업이 855억원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BI 졸업 기업들의 실적도 눈부시다. 총 2800여개 졸업 기업 가운데 2000여개 기업이 생존, 72.6%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이들 기업의 매출액만도 무려 1조28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BI 입주 기업 제품 공동 전시 판매장도 창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인프라 구축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 아바타 백화점과 대구 밀레오레 백화점 등 2개 백화점에 설치된 공동 전시 판매장에 45개 업체, 250여 품목의 제품이 입점, 판매되고 있다. 현재까지 3억여원의 제품 판매 실적에 그치고 있지만, 중기청은 이를 전문 매장으로 확대해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0일 오픈 예정인 대전 갤러리아백화점내 공동 전시 판매장은 기존 매장보다 제품을 축소하되 품목군별로 특화한 전문 매장으로 거듭난다. 14개 기업에서 20여개 품목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BI 사업 옥석 가린다= 중기청은 BI 사업의 양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그동안 구축해 온 양적 인프라 구축내용을 질적·내실화 지원 정책으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사실상 BI 사업 구조조정의 첫 신호탄인 셈이다.
이는 일부 부실요인이 있는 창업보육센터의 지정을 취소하되 추진 성과가 좋은 센터에 대한 지원을 오히려 확대해 창업보육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참여 정부의 산업정책 기본 방향인 국가 균형 발전과 혁신 주도형 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기술 혁신형 보육센터를 육성한다는 방침과도 부합된다.
이를 위해 중기청은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부실 운영 창업보육센터’지정 취소 기준 신설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는 중소기업 창업 지원 목적 이외의 보육실 활용, 연속 3개월 이상 40%이상의 공실률을 기록하는 경우에는 창업보육 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중기청은 또 BI 소재 인근 지역의 연구기관과 컨설팅 기관, 투자 기관 등으로 BI 입주 기업 지원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 네트워크 구축을 촉진시켜 나갈 계획이다.
보육 매니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문가 양성 사업도 확대된다.
보육 개념이 아닌 직업인으로서의 창업 보육 전문가 양성을 위해 △보육 매니저 경영 지도사 취득 강좌 신설 △보육 매니저 자격증 취득 과정 등을 신설, 전문 인력 양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BI 운영 평가시 센터장과 매니저의 장기 근무 체제 평가 비중을 현재 10% 내외에서 20% 내외로 상향, 중점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김종운 소기업창업과장은 “경쟁력을 갖춘 우수 보육 센터에 대해 역량을 집중하는 질적 향상 지원 정책을 추진중에 있다”며 “입주기업 유형과 특화 분야별로 유형화해 특성에 맞는 정책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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