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의 중소·중견 셋톱박스 업계가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홈미디어서버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어서 반향이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휴맥스·한단정보통신·티컴앤디티비로·가온미디어 등 셋톱박스 전문회사는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홈미디어서버를 지목하고 관련 제품군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상당수 셋톱박스 회사가 해당 부문을 적극 검토중이어서 셋톱박스 위상이 가정의 라이프사이클을 제어하는 핵심기기로 재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홈미디어서버로 재도약=셋톱박스 업계는 2년 안에 가정의 AV 콘텐츠를 제어하게 될 홈미디어서버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초기 모델로 방송 시청은 물론, 통신망을 이용해서 VOD서비스 및 인터넷 접속, 메일 송수신이 가능한 미국·독일형 IP셋톱박스를 개발, 내년 초 현지에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티컴앤디티비로(대표 김영민)도 VOD서비스는 물론 인터넷이 가능한 복합형 셋톱박스를 개발해 홈미디어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 역시 PVR와 DVR를 탑재한 IP셋톱박스, VOD·시큐리티·헬스케어·게임(엔터테인먼트)을 내장된 셋톱박스로 맞설 예정이다.
◇왜 홈미디어 서버인가=업계가 말하는 홈미디어서버는 기존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는 형태의 셋톱박스가 진화해 가정의 AV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는 가정용 장비를 일컫는다. 업계는 셋톱박스가 스토리지 기능과 양방향성 그리고 타 AV기기와 네트워킹 기능이 결합될 경우 가정의 ‘핵심 기기’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셋톱박스가 가정의 홈미디어서버로 충분한 승산이 있다”며 “디스플레이 형태의 TV를 제어하는 기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가 이처럼 홈미디어 서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국내 가전업체가 일체형 디지털 TV를 개발하면서 분리형 셋톱박스 수요가 크게 줄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에 설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셋톱박스 업계는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던 홈네트워크 시범 서비스에서 실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홈네트워크 시범사업 업체의 투자 기피로 국내 셋톱박스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티컴앤디티비로 김영민 사장은 “중국업체의 등장으로 가격경쟁력마저 상실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홈미디어 서버 시장으로 대이동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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