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육성및지원에관한법률시행령(이하 여성법 시행령)’이 공포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과학기술계의 여성인력은 여전히 적은 수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부는 여성과학기술인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여성법시행령 공포에 이어 ‘여성과학기술인육성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여러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특히 책임연구원급 이상의 여성 과학기술인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어서 보다 근본적인 육성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03년 말 기준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자통신연구원(ETRI), 기계연구원 등 국내 25개 과기 정부출연연에 종사하는 연구원 8381명 가운데 여성인력은 543명으로 6.5%에 불과하다.<표 참조>
과기부는 여성연구원 비중을 높이는 정책으로 지난 2001년부터 출연연과 정부투자기관에 여성과학기술인을 신규채용인력의 15%까지 임용하도록 하는 ‘채용목표제’를 설정했지만 아직까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2003년 한 해 동안 과학기술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신규채용한 인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6%에 불과했으며 한국전력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정부투자기관 8곳은 지난해 여성 인력을 단 한 명도 신규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특정 분야의 경우 대학에서 배출되는 여성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모든 출연연에게 천편일률적으로 15%의 채용목표제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한 관계자는 “화학이나 제약 등에서는 여성연구원의 비중이 높지만 기계나 토목공학 분야에서는 전공자들이 많지 않아 모집에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혜숙 이화여대 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거점센터장은 “미국 메사츄세츠공대(MIT)의 경우 기계학과에 생명공학이나 나노(Nano) 전공자들이 교수로 채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바이오인포매틱스, 마이크로로봇칩 등 융합기술 분야가 첨단과학의 화두로 떠오른만큼 특정 전공에 국한해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좁은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한민구 서울대 공대 학장도 “정부 기관이나 출연연에서 여성연구인력을 늘리는 것은 이공계여대생의 진로를 넓히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대학의 이공계 여학생 비중을 높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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