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Great!’, 일반인은 ‘I don’t know’
대회 사상 처음으로 국내가 아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사이버게임즈(WCG)2004’는 전세계 주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명실상부한 ‘e스포츠 올림픽’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해외에서 처음으로 진행돼 ‘국내용’이라는 꼬리표를 뗐을 뿐 아니라 참가국이나 행사 규모에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 세계적인 게임대회로 확실한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타임스가 라이프 섹션에서 2개면에 걸쳐 ‘WCG2004’ 뉴스를 전했으며, CNN·ABC·AP·로이터 등 세계 유수 언론이 WCG 관련 뉴스를 대서 특필하면서 지금까지의 대회와는 완전히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대회에 참가한 외신 기자수만도 250여명에 달했다. 참가국도 59개국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쿠웨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그동안 참여가 저조했던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선수들도 참가, ‘지구촌 축제’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았다.
이처럼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도 남았다. 이 대회를 전문가들만의 대회가 아닌 일반인들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참관객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대회가 열린 샌프란시스코는 ‘콜럼버스데이’라는 휴일이 주말과 겹쳐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었으나, WCG 참관객은 대회 기간인 나흘 동안 1만여명에 불과했다. 특히 행사 둘째날인 7일(현지시각)의 경우 WCG 행사장인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 시빅센터 플라자(샌프란시스코 시청앞 광장)에서는 행사 관계자와 각국 선수들을 제외하곤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지 관계자들은 “외국에 낯선 대회인 만큼 일단 언론에 노출이 많이 돼야 일반인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에 언론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일반인의 적은 관심에 대한 기자들의 우려에 대응했다.
하지만 이 대회의 공식 스폰서인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처럼 ‘WCG가 삼성전자 미래 고객에 대한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WCG를 젊은이들의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실상 WCG를 만들고 이끌어 나가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대회에서 부족했던 일반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프로모션 방법을 모색해야 할 숙제를 안고, 세계적 게임 대회를 마무리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지털문화부·조장은기자@전자신문, j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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