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디지털]국내기업Ⅱ-컴퓨터: "소득 2만 달러 SW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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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 산업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 수 있는 열쇠다. SW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이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MS의 세계 주요 기업 최근 5년 평균이익률 조사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조사에 의하면 미국 최대의 전자업체인 GE의 최근 5년 평균이익률은 18.4%로 나타났다. 일본 전자 산업의 신화를 만든 소니는 고작 4.1%에 불과했고, 우리나라의 초우량 기업인 삼성전자는 13.7%를 기록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5년 평균이익률은 무려 46%에 달했다. 매출의 절반 가량이 이익으로 남은 셈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한 SW산업의 특성상 고정비용이 다른 제조업에 비해 훨씬 적게 든다. 설비투자가 적기 때문에 투자 위험 측면에서도 안전하다.

 결국 SW산업은 지식사회에 가장 중요한 산업이며 SW산업의 수준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SW 업체의 한계=서비스 부문을 제외한 국내 SW시장 규모는 약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는 세계 전체 SW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3∼5% 수준을 기록하기도 한다.

 문제는 국내 SW시장을 외국 업체가 거의 독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3년 기준으로 IDC가 조사한 국내 SW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20위 가운데 국내 업체는 6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10위 안에 있는 국내 업체 가운데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삼성SDS를 제외하면 7위의 핸디소프트와 10위의 안철수연구소가 간신히 명함을 내밀고 있다.

 상위 20개 업체가 전체 SW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45.1%다. 이 가운데 외국 업체가 전체 시장의 37.5%를 차지했고 국내 업체는 고작 7.6%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나 IBM, 오라클 등 소위 세계 IT 업계의 공룡과 겨뤄서 얻은 결과라고는 하지만 너무 초라한 성적표다.

 국내 SW업체 간의 고질적인 출혈경쟁도 SW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SW의 번들 가격은 심하면 정상 가격의 1%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공공 부문의 저가 경쟁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일부 분야는 경쟁력 우위=국내 SW업체의 경쟁력이 모든 분야에서 낙제점은 아니다. 일부 분야에서는 외국 SW업체의 성과를 능가하거나 대등하게 겨루고 있다.

 정보보호 SW의 경우 국내 업체의 선전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다. IDC가 발표한 2003년 국내 정보보호 SW 매출 현황을 보면 상위 20위 내에 외국 업체는 4개에 불과하다. 물론 전체 시장의 17.9%를 차지한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여러 가지 인증제도로 인해 외국 업체의 공공 및 금융 시장 진출이 가로막혀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뛰어난 성과다.

 그룹웨어 시장도 정보보호 SW 시장에 버금간다. 핸디소프트나 나눔기술, 한국정보공학 등이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대부분의 실적이 공공 부문에 치중해 있고 일반 기업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또 그룹웨어 시장 자체가 2001년을 정점으로 시장 축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도 국내 업체의 성과가 양호하다. SAP나 오라클이라는 거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삼성SDS, 한국하이네트, 소프트파워, 영림원소프트랩 등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국내 ERP 업체의 대다수가 중소기업 부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경쟁력 강화 가능하다=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SW업체의 경쟁력이 취약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이 만든 ‘SW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SW 업체의 성장 요인으로 △공공시장 창출 △중소기업 IT 지원 △가격 경쟁력 △틈새시장 선점 △기술력 입증 등을 꼽았다.

 공공시장 창출은 국내 3대 SW업체인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안철수연구소를 보면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모두 공공 부문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 업체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지원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은 “정부가 SW 육성을 위해 과거처럼 직접 자금 지원에 주력한다면 벤처 거품이 반복될 것”이라며 “정부가 제값을 주고 SW를 구매하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신규 시장 창출을 제공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IT 지원도 궤를 같이한다. 정부의 중소기업 IT와 지원 사업은 국내 ERP 업체의 돌파구를 마련해줬고 공공기관 정보보호 수준제고 사업 역시 국내 정보보호 업체에 가뭄의 단비 역할을 했다.

 가격 경쟁력과 틈새시장의 선점은 국내 SW업체의 아이디어 여부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요인이다. 여기에 기술력 입증은 해외 인증 등의 획득을 통해 가능하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국산 SW 수출 물꼬 텄다 

 올해 상반기 SW 수출액은 디지털 콘텐츠 수출 급상승으로 인해 3억7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작년 동기 1억8300만달러 대비 67.5%의 증가한 수치다.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품목 개수도 작년 동기대비 25.3% 증가, 다양한 영역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 SW 분야 국내 주요 기업의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대비 147% 증가한 4600만달러에 이른다. 수출 기업 수는 148개에서 127개로 오히려 줄어들었지만 핸디소프트 등 상위 10위권 업체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56.3%에 달하는 등 주요 업체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금액은 많이 증가했다.

 컴퓨터 관련 서비스 분야의 국내 주요기업 상반기 수출은 일본 전자정부시장으로 국내 업체들이 참여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의 성과로 작년 동기대비 10.7% 성장한 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관련 서비스 분야는 그동안의 고성장세에 비해 다소 둔화된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꾸준한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 분야의 국내 주요기업 상반기 해외매출액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엑토즈소프트의 ‘미르의 전설’ 등 온라인 게임의 폭발적인 상승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00% 성장한 1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방식은 직접 수출이 57%였으며 협력 업체를 통한 수출이 78건(20.8%), 총판이 75건(8.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접적인 해외 마케팅 활동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판의 계약 건당 금액은 11만달러지만 단독법인의 경우 계약 건당 167만달러에 달했다.

 주요 수출 대상국을 살펴보면 패키지 SW의 경우 총 수출액 5200만달러 중 북미에서 25%, 일본에서 23.3%가 이뤄졌다. 컴퓨터 관련 서비스는 1억5000만달러 중 북미가 25.3%, 일본에서 23.5%를 차지해 선진국 중심의 수출이 나타났다. 디지털콘텐츠는 동남아와 중화권 국가에 각각 31.7%와 29.8%를 수출했다.

 특히 SW 수출의 ‘한류’ 열풍이 거세 눈길을 끈다. 국내 주요 SI 업체의 수출 중 58%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정부 프로젝트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일본·베트남·캄보디아 등 아시아지역 국가의 전자정부 시장을 활발하게 공략한 결과다.

 삼성SDS의 중국 광저우 신공항에 시스템 운용 지원 컨설팅, LG CNS의 말레이시아 프론토 콘택트센터 구축, 포스데이타의 태국 SSI 철강 생산관리시스템 구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패키지 SW 분야에서도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업체인 인피니트테크놀로지가 대만 치메이 메디컬센터 등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일본 도시바에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공급을 계기로 하반기 일본·대만지역도 중점 공략 대상으로 선정해 본격적인 해외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콘텐츠 분야는 한류 열풍의 주역이다. 엑토즈소프트의 ‘미르의 전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는 가운데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가 일본·대만·태국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2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기존 히트작들의 명성과 폭넓은 사용자를 토대로 속편과 모바일 버전화 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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