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잇따라 개통된다. 이미 기업은행이 지난 6일 약 2년 동안의 구축기간을 거쳐 차세대 시스템을 개통했고 오는 30일 대형 시중은행인 우리은행도 가동에 나선다.
코어뱅킹 시스템 등 IT 신경계의 대수술로 여겨지는 차세대 프로젝트는 투입 예산만도 대형 은행의 경우 1000억원대를 넘는 대단위 사업이다. 하지만 그만큼 은행입장에서는 상당한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사업이다. 전체 시스템 가운데 극히 미세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장애라도 금융 서비스와 직결될 경우에는 일시적인 시스템 장애와 고객 불편이라는 관점을 넘어 IT로 묶인 전체 금융결제망의 마비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시스템 개통을 앞둔 전산 담당자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야근과 휴일 근무를 밥먹듯 하고 테스트를 거듭해도 100% 완벽한 시스템을 장담할 수 것이 그들이다. 특히 핵심 시스템과 무관하게 대외 기관과 연계된 일부 시스템의 사소한 장애로 전체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의심받는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가시방석에 앉아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그들의 심경을 가늠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역시 반복되는 실전 테스트뿐이다. 이미 은행들은 휴일을 이용해 수차례에 걸친 전 영업점 테스트를 진행하고 오류를 수정해 왔다. 하지만 외부 금융기관과의 연계 테스트 부족에 대한 갈증은 상존한다. 외부 기관과의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가 차세대 시스템의 무능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도 개통에 앞서 은행 간 자금이체 등의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지만 각 금융기관의 현실적인 여건으로는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올해 우리·외환은행에 이어 2006년 말 국민은행과 신한·조흥은행이 차세대시스템 개통을 목표하고 있다. 이제 대외 시스템과 연계 테스트 부족으로 발생하는 장애로 차세대시스템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타 은행 차세대시스템 성공이 곧 자사 금융서비스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차세대시스템 개통을 위한 은행 간 협의가 좀더 구체화될 때다.
컴퓨터산업부·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데이터 시대의 전략적 선택, 엣지 AI
-
2
[ET시론] 2025년을 준비하는 로봇 산업
-
3
[ET톡] 경계해야 할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
-
4
[ET대학포럼] 〈202〉저성장 한국 제조업, 홍익인간에서 길을 찾다
-
5
[사설]국회 '반도체 특별법' 논의 속도 내야
-
6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1〉CES 2025가 보여 줄 'AI 비즈니스 혁신' 3가지
-
7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65〉일자리 문제는 시간 싸움
-
8
[GEF 스타트업 이야기] 〈54〉한 없이 절망 했고, 한 없이 기뻤다
-
9
[인사] 신한카드
-
10
[사설] 트럼프 2기 산업 대비책 힘 모아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