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정부기관 자료관구축사업이 조달청을 통한 조달방식이 아닌 업체 간 자율경쟁 입찰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요 자료관시스템 16개 업체들이 기존 계약 건수와 상관없이 등록업체 모두 일괄적으로 재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합의하고 조달청 등 관련기관들도 동의했지만 재계약에 성공한 일부 업체가 반발하면서 사실상 이 같은 합의가 물건너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자료관 구축사업의 차질을 막기 위해서는 기존 조달 계약과는 상관없이 등록업체 모두가 입찰에 참여하는 자율경쟁 입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자료관솔루션시장이 업체 간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괄재계약 추진배경=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조달청과 조달단가계약을 한 업체는 16개로 조달청과의 재계약을 위해 제시한 목표금액을 달성한 업체는 송원정보시스템, 사이버다임, 트라이튼테크 3개다. 지난 6월이 계약 만료일인 케이아이티, 한국정보공학과 7월 만료인 핸디소프트, 소프트파워, 유니온정보시스템 등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들 업체 외에 9월 이후 계약만료인 나눔기술, 이노티지, 드림투리얼리티, 아이티센네트웍스, 삼성SDS, 동방시스템, 한국문헌정보기술, 가온아이 등도 현재 상황으로는 재계약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산하 KM&EDMS협의회는 수차례 공급업체를 소집한 끝에 조달등록업체 전체의견을 모아 조달청과 국가기록원에 전하고, 기존 조달계약과는 별도로 공급업체 전체가 재계약을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국가기록원과 조달청으로부터 동의도 얻었다. 그러나 재계약에 성공한 일부 업체가 형평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 간 의견 왜 안 모이나=업체들이 머리를 맞대 대안을 찾고 기관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업체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각기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
조달청과의 재계약에 성공한 업체들은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재계약에 실패한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를 점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의견을 모으자는 데 반대하고 있는 업체도 재계약에 성공한 업체들이라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 업체는 조달등록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올해 말부터 수요가 급증한 자료관시스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특히 이미 상당수의 기관에 그룹웨어를 공급하며 자료관시스템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핸디소프트 등 그룹웨어 전문업체들이 재계약에 실패한 점을 부각하며 이들 업체의 시장진입을 막고자 하는 것이 이들 업체의 전략이다.
◇자료관 출혈경쟁 시작되나=협의회가 업체들의 의견을 모으지 못함에 따라 자료관사업은 당초 조달청과의 계약대로 재계약에 실패한 업체와 성공한 업체로 나눠지게 됐다. 또 재계약에 실패한 업체들은 조달청과의 수의계약 형태가 아닌 일반경쟁입찰로 영업방식을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핸디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의 의견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일반 경쟁입찰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미 조달계약과는 무관하게 기존 그룹웨어를 도입한 상당수 기관에서 자사의 자료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관도 합의점을 이끌어 내도록 최대한 지원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늦어도 오는 11월에는 일반 경쟁체제로 선회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식 조달청 중앙보급장 사무관은 “현재의 상황으로는 3∼4개 업체만 재계약을 하며 이들 업체로 내년에 700여개 기관의 모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이라며 “이대로라면 11월에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10개 업체를 추가 선정하는 일반경쟁입찰방식을 도입해 솔루션을 공급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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