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카메라 앞 앳된 얼굴의 한 소녀가 세숫대야 위로 쪼그린 채 앉아 있다. 초등학생 5∼6학년처럼 보이는 이 소녀의 하체는 맨몸. 자세를 보면 화장실에 있는 건 아닌가 싶지만 배경의 쇼파, 가정집 거실임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 소녀의 행동은 화장실에서 보는 일 그 자체다. 소녀는 소변이 담긴 세숫대야를 들고 PC 카메라 앞에서 사라졌다가 금새 돌아왔다. 이 번에는 완전 맨몸으로. 몇 차례 체조동작을 보여주더니 카메라 앞으로 다가와 신체 일부를 스스로 클로즈업해 보여줬다.
최근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이 동영상은 한 유명 화상채팅 사이트에서 녹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청소년들이 채팅중 자신의 신체를 보여준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음란물에 가까운 변태적 행위를, 그것도 초등학생이 따라하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 동영상을 누가, 언제 녹화했는 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등장하고 얼굴까지 공개된 동영상이라 유포가 자제돼야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를 오히려 반기는 눈치들이다. 한 네티즌은 동영상을 공개해서 고맙다는 뜻인 양 “수고하셨다”고 답급을 달았으며 또 다른 네티즌도 “즐감(즐겁게 감상)하겠다”고 남기기도 했다. 한마디로 미성년자 여부, 변태적 성적 행동 여부 등 이성적인 판단은 요즘 네티즌에겐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에 묻혀있는듯 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성적 판단 부재도 문제지만 보다 심각한 것은 이를 막을 뚜렷한 장치가 없다는 현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관계자는 “강압 또는 위계에 의한 촬영여부등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아동 스스로 신체를 보여준는 것은 형사미성년자의 신분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이 곤란하다”며 “하지만 위원회가 음란한 내용이라고 판단된 경우에는 시정요구가 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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