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의 국제 기술표준을 정하는 IEEE802.16의 표준제정 회의(33차 임시회의)가 30일 서울 강남 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됐다. 회의는 오는 9월 2일까지 열린다. 내년 초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열린 이 회의에선 국내 기술의 국제표준화 진입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유무선 통신사업자의 경쟁이 치열히 전개될 전망이다.
“22호 안건 의견 있습니까? 이의 있습니까?” 브라이언 키어넌 802.16e 의장의 사회로 안건이 하나씩 통과되거나 폐기됐다. 발언대에 나와 의견을 내놓거나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장면이 계속 연출됐다. 휴대인터넷(와이브로) 국제기술표준을 정하는 미 전기전자공학회(IEEE) 802.16회의가 2일, 4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막을 내렸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진행되는 회의에서 오르내리는 수백개의 안건이 통과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기술기업들의 시장 장악력이 큰 폭으로 뒤바뀌기 때문에 회의는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다.
정통부가 와이브로 사업자의 기술표준으로 IEEE 표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뒤 처음 열린 이번 회의에선 정보통신기술협회(TTA) 휴대인터넷 표준화 그룹(PG302)과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국내 표준기술을 IEEE802.16표준에 반영(하모니제이션)하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PG302는 IEEE802.16의장단과 만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등 행보를 서둘렀다. 한 전문가는 “국내 라이선스가 IEEE국제표준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국제표준화 여부에 따라 2006년 상용화되는 서비스가 국내 제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반영이 미흡한 경우 TTA 표준은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격이 되기 때문에 중대한 관심사”라고 평가했다.
◇표준화 총력= PG302는 회의 첫날인 30일, 지난 6월 확정한 국내 표준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국제표준 반영에 주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또 각기 수십여 건의 기술기고를 통해 표준반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한 관계자는 “PG302표준과 IEEE표준이 OFDMA 동기화방식을 서로 달리 적용하는 등 차이점을 보이고 있어 이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며 “IEEE802.16이 표준의 틀(프레임워크)을 정하는 단계여서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의 반영 결과는 스폰서 투표가 마무리되는 6개월 뒤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협력속 경쟁=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 LG, ETRI 등 우리 측이 가진 표준결정 투표권이 30%에 달해 기술기고 채택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는 인텔, 런콤, 알바리온 등 참여자들 간의 견제와 합종연횡에 따라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않다는 지적이다. 와이브로 시스템 사업진입을 뒤늦게 선언한 LG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인텔, 런콤 등 제조사들과 연달아 별도의 미팅을 갖고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LG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모뎀칩 분야에서 기술성과를 가지고 있지만 LG는 LDPC코딩 기술 등 IP기반 네트워크 부문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밝히고 “삼성뿐 아니라 여러 제조사들과도 다양한 협력의 틀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경쟁국면이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망=국내 표준반영이 다양하게 추진되는 가운데 와이브로 포럼을 만들고 IEEE의 기술요소 가운데 별도의 패키지(프로파일)를 만들어 이를 표준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프로파일을 만들기 위한 기술요소 진입과 함께 프로파일 적용에 협력할 수 있는 다른 포럼(와이맥스 포럼 등)과의 연대가 해결과제라는 지적이다. 홍대형 PG302의장은 “하모니제이션(기술반영)을 계속 추진중이나 타깃이 되는 IEEE표준이 아직 유동적이어서 현 시점에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며 “와이브로 포럼을 구성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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