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이제 對인도정책 실천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신흥 경제 4대국을 지칭하는 브릭스라는 유행어에 발맞춰 각 미디어 매체는 인도 특집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다음은 인도다’ 또는 ‘떠오르는 시장, 인도’ 등 화려한 수식어로 세간의 이목을 잡으려는 특집 기사 덕분에 이제는 어지간한 기업인에게도 인도라는 화두는 낯설지 않다. 그리고 어느덧 1년이 지나고 있다.

 인도의 대기업인 타타그룹이 한국의 대우상용차 부문을 인수한 이후 배낭 여행의 귀착지로만 여겨온 인도에 대한 인식을 경제력과 시장의 가치로써 업그레이드하고 있음은 글로벌 경제 시대의 지표로 매우 고무적이다. 일전에 방한한 타타그룹의 IT계열사인 TCS 부회장 찬드 꼴리는 한국과 인도가 IT부문에서 산업 구조적으로 궁합이 맞음을 역설한 것에 대체적으로 긍정하는 분위기다.

 인도의 실리콘밸리 ‘방갈로르’는 이제 한국 기업인에게 전혀 낯선 지명이 아니다. 인도 IT허브인 방갈로르는 인도 연방 수도인 뉴델리나 최대 상업도시인 뭄바이보다 더 익숙한 도시명이 되었다. 방갈로르의 특급호텔은 연일 만원 사례다. 이 지역 호텔비는 이제는 인도 전역에서 단연 최고 수준으로 자리잡았다. 타 도시에 비해 특급호텔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해외 기업의 비즈니스 방문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이 대열에 한국 기업도 당연히 속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권의 중국이나 일본기업인의 수에 훨씬 못 미치고, 또한 한국 IT기업의 인도 방문은 아직 실무 차원이라기보다는 인도라는 알려지지 않은 실체에 대한 탐색전에 가깝다. 방갈로르 인터내셔널 IT파크(ITPL) 가까이에 최근 문을 연 인디원이라는 실비의 비즈니스 호텔에 중국과 일본 기업에서 온 IT엔지니어들이 붐비고 있지만 한국의 IT실무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아시아의 주축인 이들의 대 인도 진출은 탐색을 지나서 실무교류에 이른 반면, 우리의 방문은 별 다섯개 호텔에서 안일함에 젖어 있다.

 2001년도 한·인도 양국 간 정보통신부 수장의 상호 방문 이후 지금 우리의 대 인도 정책은 언론의 인도 집중조명에 비해 뚜렷한 진전이 없다. 인도에 대한 세계의 러브콜은 각국의 산업 구조 형편에 따라 양상을 달리하며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우리 정책은 아직도 구두선에 머물고 있다. 남들은 사실 인지를 넘어서 실질 사업과 성과 도출에 이르고 있고 우리는 아직도 사실 확인에 머무르고 있다. 접근 방법도 문제다. 인도에 기업체나 정책기구의 수장이 다녀오면 다음은 차급 관리자 그 다음은 차차급, 종국에야 말단 실무자 선으로 중심축이 밀려 내려오니 변변한 관계조차 이어가기가 어렵다. 이 마당에 뭐 하나 뚜렷한 정책의 결정이나 실천이 이루어 수 없는 형편이다.

 일본과 인도의 교류를 지켜보면 우리의 빈약한 대 인도 정책과는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철저한 전담조직의 실무자들의 사실 접근 이후 정책 결정자 간의 합의가 발표되고 이 합의에 따라 이후 조직화된 실무자 간 추진이 속도감 있게 실질 단계를 밟아 지속적으로 움직인다. 단순히 정부기관이 주최하는 IT전시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 외에는 별반 지속적인 교류가 없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인도와 일본은 정보통신관련 부처 간 IT산업부문의 용역거래에 따른 원천징수 감세 또는 면세 협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 간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조치에 대해 여러 면에서 합의를 보고 있는 중이다. 인도 IT시장에서 일본기업의 활동무대를 확보하기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한 인도 주정부와의 협약을 일본 정부 차원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의 IT인력 수급계획에 따른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효율적 활용을 염두에 둔 인도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인도 현지에서 일본어 교육이 추진되고 있으며, IT인력을 위한 별도의 비자 협정이 협상되고 있다.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이 대 인도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한 후, 그 뒷전에 선 우리는 뒷북을 칠 것인가. 아시아권에 대한 인도의 러브콜을 2∼3년 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였지만, 그때마다 들려오는 것은 “그렇지만 좀 더 기다려봐야”라는 반응뿐이었다. 우리가 인도로 가는 배편을 알아보고 있는 사이에 경쟁국은 벌써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김응기 비티엔 대표이사 btn001@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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