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 해법 찾기](4.끝)틀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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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넷과 하나로텔레콤이 우리 통신시장에 순기능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경쟁을 활성화시켰고 시장을 키웠습니다. KT, SK텔레콤 양강구도가 언제까지 가겠습니까. 필라코리아가 필라 본사를 인수한 것처럼 우리 통신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올 것은 분명합니다.” (지배적사업자 관계자)

 “정책이 양강 구도를 고착화시킵니다. 사업자 선정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에도 힘을 씁니다. 미국 FCC나 영국 OFCOM처럼 전문성도 없다보니 정책이나 규제의 장기 비전이 없습니다. 최소한의 규제로 유무선이, 통신·방송이 자연스럽게 융합되는 구도만 만들면 스타는 탄생합니다.” (후발사업자 관계자)

 휴대인터넷 사업자 허가 정책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현재 가닥을 못 잡고 있는 통신시장 구도 재편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IT강국의 신화를 겨냥해 수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부채만 늘고 기업가치는 떨어졌다”는 오명을 벗을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휴대인터넷 준비사업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현재의 통신시장 구도를 보고 ‘양강(KT, SK텔레콤)과 그 들러리’라고 표현한다. 나머지 사업자들이 아무리 애써봐도 시장규모가 한계가 있는데다 정책은 모두 양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 나스닥 직상장의 신화에 도전했던 두루넷이 매물로 나와 있고 ADSL 신화의 주역 하나로텔레콤이 해외 자본에 넘어가 회생의 길을 찾느라 안간힘이다.

 반면 통신시장의 맞형 KT는 성장의 정체를 벗어날 새 동력 찾기에 혈안이 돼 있고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이후의 대안으로 DMB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일단 번호이동성 시차제, 가입자선로공동활용제도(LLU), 접속료 재산정 등을 통해 시장의 유효경쟁을 맞추는 데 정책의 힘을 집중해왔다. 휴대인터넷 역시 그 가운데 있다.

 하지만 휴대인터넷을 보는 정부의 관점과 사업자의 관점이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정부가 생각하는대로 유무선 브리지 서비스라면 굳이 사업자 선정까지 하면서 정부가 끼어들 필요가 뭐 있겠느냐는 것. 기존에 WLL망을 가졌던 KT와 하나로가 자연스럽게 무선 결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풀거나 주파수를 다른 쪽에 재판매할 수 있는 길을 터줬으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반면 정부가 사업자 선정에 나선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이 재편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동수 정보통신부 진흥국장은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 초안 발표에서 “굳이 시장 재편까지 고려한 것 아니다. 참여하고 싶은 사업자들이 많은 만큼 기회를 열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휴대인터넷 서비스사업자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은 모두 기존 통신사업자들뿐이다. 기존 서비스의 경쟁력을 잃지 않고 융합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사활을 건 배팅이다.

 ‘언제, 어디서나, 이동중에도 높은 전송속도로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서비스.’

 정부가 사업자 선정초안을 통해 휴대인터넷 서비스를 정의한 말이다. 기존의 무선랜 서비스보다 커버리지가 넓고 휴대폰 무선인터넷보다는 가격이 극히 저렴한 무선 데이터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분명히 있다. 또 이 시장을 겨냥해 사업자들도 자연스레 재편될 수밖에 없다.

 통신정책학회 한 관계자는 “점차 융·복합화돼 가는 서비스의 발전방향을 볼 때 수많은 기술이 도입될 상황인데 이를 모두 정부가 사업자를 선정하고 기술방식을 정하는 형태로 가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상당수를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IT 테스트베드로서의 인프라를 강화하고 이를 수출로 연결하는 지원의 관점에서 목표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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