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스트리밍과 카피레프트

 최근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이하 프심위)가 흥미로운 결정을 내렸다. SW업계에서는 ‘스트리밍 판결’로 알려진 이야기다. 스트리밍은 말 그대로 콘텐츠를 서버에 두고 내려 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인터넷에서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는 것과 유사하다. 문제는 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제트 스트림’이라는 솔루션 때문에 생겼다. 일반 패키지 SW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서버에 원본 SW를 저장해 놓고 클라이언트 PC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만 연결돼 있다면 일일이 개별 PC에 필요한 SW를 깔지 않아도 될만큼 편리하다. SW를 일반 상품처럼 패키징하고 유통 채널을 통해 공급할 필요가 없다. 기업용 SW분야까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용 SW의 유통에 있어 어찌보면 일대 혁명을 불러 올 것이다.

 여러 장점도 많지만 SW 저작권을 앞세운 SW업체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하나의 PC에 하나의 패키지 SW를 설치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해 온 이들 업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분쟁이 생겼고 이에 대해 프심위는 ‘스트리밍 방식 자체가 불법이 아니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저작권자의 카피라이트보다는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사용자 중심의 저작권 개념인 카피레프트(copyreft)를 고려한 결정으로 여겨진다. 물론 스트리밍 방식이 일반화될 경우 이런저런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SW 저작권자들이 우려하는 무단 복제의 위험성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W 분쟁을 조정하는 국가기관인 프심위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어찌보면 과히 혁명적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카피라이트 중심의 저작권 개념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프심위의 이번 결정이 아직까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온라인 저작권’ 법제화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더한다면 디지털 저작권이나 전송권과 같은 개념들도 기존의 카피라이트 틀에서 벗어나 사용자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창희 컴퓨터산업부 차장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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