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성DMB 핵심 칩 국산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에 탑재되는 3대 핵심 칩인 방송튜너 칩과 베이스 밴드-CDM 칩, 멀티미디어 칩이 순수 국내 기술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한다. 주요 핵심 부품의 대부분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의존해오고 있던 우리 상황에서 볼 때 실로 가물에 단비 같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위성 DMB서비스가 세계로 확산될 경우 유망한 수출 전략상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부품산업계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북돋는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개발된 위성DMB 핵심 칩들은 단순히 실험실 수준이 아니라 상용화 단계에서 매우 만족스런 성능을 보여 제품 자체의 경쟁력 면에서 보더라도 외산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DMB서비스가 대중화되고 시연을 통한 검증을 거칠 경우,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어 세계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핵심 칩의 국산화로 세계 최초의 위성 DMB서비스 도입국가라는 위상에 걸맞은 하드웨어 제품군을 확보했다고 마냥 기뻐할 문제도 아니다. 왜냐하면 DMB서비스의 엄청난 잠재력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DMB단말기는 승용차, 버스, 지하철, 기차, 선박 등 모든 이동체에 장착되므로 황금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차세대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어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겨냥한 기술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위성 DMB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CPU에 해당하는 베이스밴드 칩을 개발한 삼성만 보더라도 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바와의 한 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 튜너 칩은 도시바와, 멀티미디어 칩은 TI·르네사스·퀄컴 등과 힘겹게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첨단 핵심 원천기술 개발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남보다 일찍 핵심 기술을 개발해도 이를 상용화하는 데 게을리하면 그 기술은 곧바로 사장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국산화된 3개의 위성 DMB 핵심 칩 개발은 부품산업계의 신 성장동력의 등장이라는 면에서는 쾌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행정 부처 간 이견 조율이 제대로 안된 까닭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지연, 위성 DMB서비스가 예상된 일정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국인 일본은 위성DMB 시험방송을 거쳐 예정대로 내달 본방송 서비스에 들어갈 모양이다. 방송법 시행령이 언제 개정이 될지 오리무중인 상황이고 보면 세계 최초로 위성 DMB 방송 서비스에 들어가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정부의 목소리도 이미 헛구호나 다름없게 되어버렸다. 기업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집중 투자해 개발한 기술들이 부처 간 탁상 논리에 발목이 잡혀 사장되는 것은 국익을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위성 DMB사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 잠재력이 큰 유망한 사업이다. 이번에 국산화한 3개 핵심 칩을 포함한 부품산업뿐만 아니라 콘텐츠 등 주변 부가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뛰어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날려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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