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망대]싱가포르 SCM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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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가 세계 기업들의 물류 SCM(공급망관리) 허브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항만, 공항 등의 편리성을 인식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글로벌 배송 거점을 추진하고 있고 물류업체들도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며 수요 발굴에 나섰다. 북미, 일본 등지의 완성차업체 12개사가 싱가포르를 총괄 거점으로 정했으며 부품업체 14개사도 SCM 체제를 구축했다. 마쓰시타, 소니 등 일 전자업계도 지난 2001년부터 싱가포르에 눈을 돌려 물류 거점을 정비했다. 최근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에 가장 큰 과제는 제품 생산 이후 보다 안전·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관점에서 세계 SCM 거점의 최적지라는 평가다. ‘세계의 공장’ 중국을 위시해 동북아 경제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싱가포르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싱가포르 SCM, 이래서 강하다=4면이 바다로 둘러싼 싱가포르는 전세계 130개국 700개의 항만과 연결되며 50개국 130여개 도시 공항과 이어진다. 한마디로 ‘언제 어디에라도’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여기에 운송 및 통신 인프라가 충실하며 영어, 중국어 등으로 소통하는 환경 구축 등 SCM 핵심거점으로서의 매력이 많다.

 이 나라 정부 역시 해외기업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최근 일본의 야마하는 법인세를 22%에서 13%로 감면받았다.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도 적극 추진되고 있는 등 원활한 무역 환경이 어느 나라보다 잘 갖춰져 있다.

 ◇세계 기업 진출 현황=일본의 야마하발동기는 동남아시아로부터 중동 지역까지를 커버하는 물류 총괄거점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했다. 올 4월 개설한 거점에서 일본 및 아시아 각국에서 생산하는 이륜차 등 보수 부품 약 2만점을 집약, 주문에 의해 각국에 배송하고 있다. 회사측은 “일본에서 배송할 경우 45일이 걸리던 것이 10일 정도로 줄어들었다”며 “2006년까지는 재고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는 2000∼3000점에 달하는 자동차용 보수부품을 싱가포르에서 일괄 관리토록하고 있다. 동남 아시아, 인도, 중동, 호주 등으로 배송된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지난해 11월 이곳에 아시아 최대의 물류 거점을 설치했다. 북미 및 독일에서 생산한 메르세데스벤츠· 크라이슬러 브랜드 차종의 부품 약 13만점을 한국, 일본, 중국, 동남 아시아 등 22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미니콤퍼넌트 등 완성품 총 100여종의 SCM을 도입했다.

 물류업계도 싱가포르에서 SCM 수탁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통운의 SCM 수탁서비스 고객들은 전자, 정밀기계 등 약 20개사에 달한다. 고객들은 자사의 화물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해외 거점을 설치할 여력이 없는 업체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물류 허브 경쟁=물류 허브를 둘러싼 각국 경쟁은 치열하다.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싱가포르에 대항하는 요충지로 꼽힌다. 이들 국가는 “싱가포르의 공항 착륙료가 방콕의 2배에 달하는 등 물류 원가가 높다”고 주장한다. 말레이시아는 화물 운송료를 획기적으로 낮춘 탄준페라파스항을 정비해 일부 선사들의 화물 기지를 확보했다. 결국 향후 싱가포르의 허브 국가로의 도약은 ‘물류 비용’ 인하에 달려있는 셈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