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요’ ‘속도가 느려요’ ‘콘텐츠가 부족해요’ ‘이동성이 떨어져요’ ‘잘 끊겨요’. 이것은 이동통신기반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무선랜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만 주요 항목이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해 줄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와이브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적정한 이동성을 보장하면서 저렴한 이용요금으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로 36조원에 달하는 산업유발 효과와 27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로 일찍부터 세인의 관심을 끌어 왔다.
정부는 지난 7월 29일 와이브로 사업자를 내년 2월까지 선정키로 하는 정책 일정을 발표함으로써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본격적인 사업 준비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정부의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 정책 방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올바른 정책방향 설정이 와이브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다음의 몇 가지를 첨언하고자 한다.
첫째는 투자 촉진과 경쟁 활성화를 통해 무선데이터 시장을 확대하고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작년 LG증권은 와이브로의 도입으로 무선데이터 시장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과 ARPU 증가율이 각각 13.7%와 9.6%에 이른다는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각 사업자의 투자 확대 노력과 함께 EVDO, WCDMA(HSDPA), 와이브로 등의 서비스가 적절한 경합과 보완 관계를 형성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은 와이브로와 유사한 휴대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함에 있어 이동통신사업자의 배제를 통한 경쟁 촉진으로 무선데이터 시장을 활성화해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둘째는 한정된 공공의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이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의 스프린트사나 넥스텔사는 경쟁사의 3G나 EVDO서비스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와이브로와 유사한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 사업자가 WCDMA나 EVDO와 와이브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기보다는 상호 선택적으로 제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셋째는 세계 제일의 초고속정보화 국가 건설에 이바지해 온 유선통신사업자가 그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동전화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통신트래픽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급격히 전이되고 있으며, 2008년 경에는 무선 대 유선의 통신점유율은 74 대 26의 비율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무선통신시장 간 불균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와이브로가 또 다시 이동통신사업자에 허가될 경우, IT강국의 원동력이 되었던 유선 초고속인터넷 수요가 와이브로에 의해 대체되고 이는 결국 국가 산업발전의 기간 인프라이자 국가경제의 중추신경망이라 할 유선통신망의 약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유무선 통신시장의 균형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와이브로 사업권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 중심으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유무선통합과 컨버전스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동통신사업자는 유선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저렴하고 손쉽게 활용하여 유무선통합과 컨버전스의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반면에 유선사업자는 이동통신사업자의 주파수 자원 독점으로 유무선통합과 컨버전스의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국내에서 유무선통합과 컨버전스를 활성화시키려면 유무선사업자가 공히 유무선인프라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따라서 브로드밴드, 유무선통합 및 컨버전스 영역에서 많은 고민과 풍부한 경험을 축적해 온 초고속인터넷사업자에게 와이브로는 필요 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
IT839 전략의 총체적인 키워드를 요약한다면 브로드밴드, 유무선통합, 컨버전스, 유비쿼터스라 할 수 있으며 와이브로 서비스가 IT839 전략 추진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 정책 방향이 침체된 IT시장의 투자를 확대하고, 유무선 간의 경쟁 활성화와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모해 사회적 후생을 극대화하며 유무선시장의 균형발전과 함께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jkoh@k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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