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망대]유럽통신시장 MVNO 속속 등장

 유럽 이동통신 시장에 가상사설망사업자(MVNO)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럽의 기업들은 이미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휴대폰 시장에 눈독을 들여왔다. 이들 기업들은 특히 MVNO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MVNO인 버진 모바일이 영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현재 MVNO 사업 진출 및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이지 그룹, 카폰웨어하우스, 버진 모바일 등이 있다.

 이지 그룹은 요금을 대폭 낮춘 서비스를 유럽 전역에 도입하겠다는 계획하에 영국을 포함한 유럽 각국의 사업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폰웨어하우스는 오렌지와 함께 프랑스에 MVNO 회사 설립을 타진하고 있다. 버진 그룹도 올해 안에 중국시장에 버진 브랜드의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와 멕시코 등으로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MVNO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유럽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MVNO 시장에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기업들이 MVNO에 진출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적은 자본으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네트워크를 갖출 필요없이 기존 사업자의 네트워크에서 음성통화 용량을 미리 저가에 구매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사의 핵심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MVNO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 MMO2는 자사 브랜드와 관계없이 외국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한 방법으로 외국 기업과 제휴를 통해 MVNO 사업에 진출했다. MMO2는 영국의 유통체인 테스코와 제휴했으며, 독일의 커피숍 체인 취보와도 협상이 진행중이다.

 이러한 MVNO의 진출은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 MVNO 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것은 가입자 이탈 등 시장에 잠재적인 불안정성을 가져오는 것이고, 계약을 맺지 않는 것은 잠재적인 매출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정책을 앞세운 MVNO의 진출은 기존 사업자들에게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들이 MVNO로 옮겨오는 현상이 진행중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 그룹은 MVNO 서비스 이용을 위해 휴대폰을 새로 살 필요없이 가입자인증모듈(SIM)만 휴대폰에 내장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통비용 절감을 위해 판매도 인터넷을 통해서 하는 등 가격정책을 극대화 하기로 했다. 덴마크의 텔모어도 최대 60%까지 요금을 낮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저비용 구조로 인해 MVNO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시장에 한 자리 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MVNO 사업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도나도 MVNO 시장에 진출할 경우 성공하는 기업보다 실패하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규제기관들도 MVNO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MVNO가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미 카폰웨어하우스와 데비텔이 진출한 프랑스에서는 통신규제기관인 ART가 더 많은 MVNO가 들어올 것을 유도하고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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