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대만 반도체업계 메모리 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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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대만의 반도체업계가 PC 및 디지털가전기기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증산에 일제히 나서면서 3국간 투자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1위의 삼성전자와 일본의 엘피다메모리가 이미 대형 투자를 밝힌데 이어 대만의 4대 반도체업체들도 이에 대항해 100억 달러(11조원) 규모의 대형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다. 세계 메모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3국 업계의 잇따른 투자 증설은 반도체 사이클상 올해가 호황의 정점 임을 감안할때 1∼2년 후 공급과잉 상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투자 경쟁 촉발은 한국세와 일본세=삼성전자는 이달 초 자본 투자 계획을 당초 1조원 이상 늘려 투자 규모를 8조94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D램 투자 계획은 3조9000억원에서 4조97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이 진정될 때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왔으며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반도체업체들도 대만과 한국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최근 반도체 투자 확대 계획을 잇따라 밝혔다. 마쓰시타는 1300억엔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며, 세계 5위 반도체 업체인 도시바는 최첨단 300mm 웨이퍼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4000억엔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후지쯔도 생산량을 50%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히타치와 NEC의 D램 부문이 통합된 엘피다는 5000억엔을 들여 히로시마에 세계 최대 D램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하지만 일본업체들은 대만 및 한국업체들과는 달리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최근 디지털 가전과 휴대폰 등의 호황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추격하는 대만업계=대만에선 파워칩 세미컨덕터, 프로모스 테크놀로지스, 난야 테크놀로지, 윈본드 일렉트로닉스 등 메모리 전문 4개업체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

파워칩은 대구경 300㎜ 웨이퍼로 월간 최대 4만장의 생산능력을 지닌 공장을 대만 북부 신죽시에 신설한다. 오는 2006년부터 가동되는 이 공장에서는 또 회로선폭 100㎚(나노미터, 나노=10억분의 1) 이하 최첨단 D램도 생산할 예정이다. 투자액은 21억 달러로 알려졌다. 프로모스는 45억 달러를 들여 대중시에 세계 최대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부터 양산 개시되는 이 공장에서 단계적으로 월 6만장까지 증강할 계획이다. 또 난야는 지난 달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와 합작해 도원현에 월 5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향후 동일 규모의 공장 신설을 위해 22억 달러를 신규 투자한다. 윈본드도 15억 달러를 투자해 월 4만8000장 규모의 신 공장을 건설 중이다.

◆시장 전망은 부정적=미국반도체공업회(SIA) 등은 세계 반도체 수요의 신장율이 디지털경기가 한풀 꺽히는 올해부터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결국 3국 업체들의 증산 경쟁은 내년 이후 시장 악화와 이에 따른 업계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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