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디지털TV 전송방식이 미국식으로 확정된 이후 저가형 DTV 출시계획이 발표되자 일각에서 혹시나 ‘인터넷PC’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심정일 게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과거 인터넷PC와 현재 디지털TV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제조 및 유통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인터넷PC의 경우 12개 업체가 덤벼들어 제살깎기식 경쟁이 불가피했지만 DTV는 고작해야 2∼3개 업체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외국계 업체들도 있지만 이미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일류 입지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외국 업체들이 뛰어들어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DTV가 인터넷PC와 다른 또 하나는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함으로써 향후 반도체·휴대폰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수출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삼성전자의 고가 프로젝션TV는 북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더욱이 DTV는 PC와 달리 콘텐츠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여서 t커머스 등 후방산업 육성 효과가 뛰어나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에만 내수 시장에서 2조원대의 시장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요즘 같은 경기 불황국면에 내수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기대주’로 보여진다.
보급형 DTV가 나온다고 해서 시장이 저가 위주로 치우칠 것이라는 예상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 하이마트나 전자랜드21 등 유통점들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DTV 좋은 줄은 모두 다 안다. 다만, 비싼 가격이 문제’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이 말은 곧 보급형 수요자와 고급형 수요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즉, 파이 자체가 커지는 것이지 고급형 수요자가 보급형 수요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백만원씩 하는 초대형 PDP TV나 LCD TV, 프로젝션TV를 구입할 사람이 보급형 제품이 나온다고 해서 중형 CRT제품을 구입할까.
이제 남은 것은 대기수요를 얼마나 실수요로 이끌어 내는가이며 이는 제조업체들의 몫이다.
디지털산업부=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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