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친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혼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엄지족(또는 m세대)’. “휴대폰 없인 못산다”는 ‘엄지족’에게 있어 휴대폰은 단순한 음성통화수단이 아닌 새로운 장난감이자 패션이다.
그런데 얼마 전 고교생 10명 중 3명이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이른바 ‘휴대폰 중독증후군’을 보이고 있다는 매우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분당 서울대병원이 최근 휴대폰을 갖고 있는 고교생 276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28.9%가 심각한 휴대폰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대폰을 이용해 문자메시지 주고받기와 게임 등에 집착하면서 고교생 10명 중 1명꼴로 어깨 및 손목 통증을 느끼는 ‘문자메시지 통증(TMI)’이라는 새로운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과다 사용은 인터넷 중독처럼 우울증이나 불안, 수면장애, 금단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전자파로 인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올 수 있다”며 ‘엄지족’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들어 주요 포털업체들도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엄지족’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을 탓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윤 창출이 지상 과제인 기업들이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 떠오른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일부 ‘엄지족’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휴대폰 중독증후군’이 ‘인터넷 중독현상’처럼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작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인터넷 중독이 건전한 지식정보 국가 건설에 장애가 되듯이 ‘휴대폰 중독증후군’을 그대로 방치하면 휴대폰 강국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 또한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중독이 됐든 휴대폰 중독이 됐든 간에 우리 아이들의 심신을 다치게 하는 여러 가지 정보화 역기능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해 본다. 참고로 현재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인터넷 중독 증후가 있는 이용자를 돕고자 ‘인터넷 중독 예방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휴대폰 중독 예방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디지털문화부 김종윤차장@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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