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IT839 추진전략의 하나인 와이브로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사업자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될 정부의 정책방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있어 국가경제 및 산업활성화, 소비자 후생 극대화, 유효경쟁체제 유지 및 경쟁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목표를 고려할 것이며, 이 중 어느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인가는 정책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성공적 도입 및 시장활성화’라는 대명제에 우선할 수는 없을 것이며 ‘성공적 도입 및 시장활성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정부의 그 어떤 정책목표도 달성되지 못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은 유무선사업자 중 누구를 중심으로 할 것인가보다는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는 누구인가가 중요하다. 와이브로의 잠재 고객풀은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의 3600만명 가입자가 그 기반이 될 것이므로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유무선사업자 누가 사업을 하든 충분한 수요 확보가 어려워 서비스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와이브로의 성공적 도입과 시장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선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 소비자의 니즈가 있어야 하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가 사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국내 무선인터넷 가입자수(단말기 보급대수 기준)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작년 말 현재 이동전화가입자의 93%에 이르고 있으나, 낮은 전송속도와 높은 요금체계로 그 매출액이 총 이동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실시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개선사항 조사에서도 ‘요금인하’와 ‘전송속도 향상’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나타났다. 따라서 와이브로가 저렴한 요금으로 고속대용량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존 무선인터넷 가입자를 기반으로 무선데이터 시장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와이브로에 음성서비스를 추가할 경우를 가정해 이동전화와의 차별성에 의문을 가지기도 하나, 현재 국내 표준 및 시스템 개발 계획에는 음성서비스가 제외돼 있으며, 만일 음성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데이터 전송용량이 최소 24%에서 최대 48%까지 감소할 뿐만 아니라 투자비가 상승해 기존 이동전화서비스 대비 열등재로 변질됨으로써 와이브로 도입의 근본 이유마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는 첫째, 와이브로의 기술과 서비스 특성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와이브로 투자의 대부분이 무선망에 집중되고, 이동성 보장, 핸드오버, 셀단위 엔지니어링, 휴대형 단말기를 사용하는 등 기술과 서비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들 특성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서비스 운용경험을 가진 사업자여야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막대한 초기 투자비를 감안해 투자비 절감 능력과 투자여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신규 서비스의 경우 투자여력 및 실제 사업추진능력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현재의 경영상태를 고려해 신규 수익모델 창출이 필요한 사업자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셋째, 와이브로에 적합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능력을 갖춘 사업자여야 할 것이다. 비록 와이브로가 인터넷망을 통해 콘텐츠 활용이 자유롭다고 하나, 사업자 입장에서 단순히 망만을 구축하고 콘텐츠 개발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서비스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IT839 전략의 하나인 와이브로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시장활성화를 이루어 침체된 통신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불어 과거 CDMA 세계최초 상용화를 기반으로 이룩한 IT강국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서종렬(SK텔레콤 차세대무선인터넷사업추진단 사업전략담당 상무)simonsuh@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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