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라는 말을 남긴 로마 공화정 말기의 카이사르(Caesar, Gaius Julius BC 100∼44)는 군인이나 정치가로서뿐 아니라 ‘율리우스력(Julian Calender)’을 만든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비록 하루에 11분의 오차가 발생해 세월의 흐름에 따른 오차를 보였고 이에 서기 1582년 로마 법왕 그레고리우스 13세(Gregorius 13, 1502∼1585)에 의해 ‘그레고리우스력(Gregorian Calender)’으로 대체되기는 했어도 ‘율리우스력’은 지금 사용되는 달력의 원조격으로 추앙(?)받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 실제 1만년에 3일밖에 틀리지 않는 ‘그레고리우스력’이 나올 때까지 ‘율리우스력’은 1000년 이상 사용됐다.
평년을 365일, 4년에 1회씩 윤년을 정해 366일로 하고 1, 3, 5, 7, 9, 11월은 31일로, 나머지 짝수 달은 30일로 하되 2월은 평년 29일, 윤년 30일로 정한 ‘율리우스력’은 ‘긴 달’이 몇 개 바뀐 것을 제외하면 지금과 거의 비슷하다.
7월이 원래 이름인 ‘퀸틸리스(Quintilis)’ 대신 ‘줄라이(July)’로 불리게 된 것이 바로 이 ‘율리우스력’의 창시자인 카이사르에게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카이사르가 태어난 달이 7월이었기 때문이다.
달력의 첫 장을 펴며 신년 맹세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월로 접어들었다. 수많은 사건들을 펼쳐놓은 채 2004년의 절반이 지나가 버린 것이다. 나라 안팎으로 어수선해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는 시의 한 구절조차 되돌아 볼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이 시점에서 카이사르의 또 다른 명언,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우리들의 2004년치 주사위는 이미 던져져 굴러가고 있는 지 오래다. 아무리 상황이 복잡해도 주변을 정돈하면서 하나씩 다잡아 가면 시인 이육사가 그토록 바라던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받쳐들고 기다리던 손님’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품게 된다.
경제과학부 허의원차장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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