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강국들(미국, 영국, 독일, 인도, 이스라엘 등)은 예외 없이 풍부한 우수 인력을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일찍부터 정부가 앞장서서 대학과 소프트웨어 전문교육기관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체계를 강화하고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의 공급기반을 튼튼히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도가 소프트에어 강국으로 부상한 데 대해 혹자는 영어 소통능력 또는 저렴한 인건비를 주요 요인으로 들고 있다. 부분적인 요인은 될 수 있겠으나, 영어 구사능력이 우수하면서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들은 얼마든지 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네루 수상이 그 기초를 만들었으며, 후임자들은 50년 동안 일관성 있는 인재양성 정책을 펴왔다. 1951년 인도의 국부(國父)인 네루 수상은 인도가 가난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길은 첨단 산업의 고급인력을 육성하는 일 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매서추세츠 공과대학교(MIT)를 모델로 인도공과대학교(IIT: India Institute of Technology)를 설립하였다. IIT 출신들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1980년대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는 미국 첨단 IT산업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를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시스코, 오라클 등 주요 실리콘밸리 IT기업 고급 엔지니어의 30% 이상이 인도인이고, 그 중 절반 이상이 IIT 출신이다. 클린턴도 대통령 재임 중 미국 실리콘밸리 IT 비즈니스의 반 이상을 인도인이 소유하고 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국내 IT기업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IT학과를 졸업한 학사 및 석사학위 보유자들도 기업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입사 후 6개월 내지 일년 이상의 재훈련을 거쳐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교육내용, 실습내용, 문제해결 역량, 교육시스템 등이 세계 IT 선도기업에서 대학 졸업자에게 요구하는 수준에는 더욱 못 미치고 있다.
인도의 예에서도 보듯, IT인재의 육성은 ‘빨리빨리’ 방식으로는 성취가 불가능하다. 나는 KIPA 원장 재임기간 동안 어떻게 하면 앞으로 포춘지 1000대 기업들이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들을 탐내게 하려면 중장기적으로 무엇부터 해야 할 지를 산업계 학계와 많은 논의를 했다.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우선 세계 IT 선도기업의 요구수준을 충족하도록 대학의IT 커리큘럼과 실습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또 산·학·간 및 대학간 R&D 협력기회(ITRC)를 확충하고 학생들의 국내외 인턴십 기회를 늘려야 한다. 세계 유수대학(MIT, 스탠퍼드대학, 카네기멜론대학 등)들을 벤치마킹하고 이들과 IT 공동 학위수여과정 및 국제공동 R&D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은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에서 소프트웨어공학 교수로서 위의 다섯 가지 전략을 소프트웨어공학 분야에 단계적으로 실천 해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2010년 이후 우리나라를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이끌어갈 꿈나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자 믿음이다.
danlee@i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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