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후보 노벨상 수상자 응모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총장 후보 공모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러플린 미 스탠퍼드대 교수(54)가 신청,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KAIST 이사회는 지난 15일 총장 후보 공모를 마감한 결과, 세계적인 양자물리학자로 지난 9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러플린 교수와 KAIST교수 협의회가 추천한 신성철 교수(52), 박성주 교수(54) 등이 응모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공모에 지원서를 낸 러플린 교수는 지난 4월 포항공대 부설 국제연구소인 아·태 이론물리센터(APCTP)의 소장 겸 포항공대 석좌교수로 활동하는 등 우리 나라와의 인연이 각별한 인물이다.

러플린 교수는 지난 72년 UC 버클리를 나와 79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벨 연구소,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 등을 거쳐 현재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12일 일시 한국을 찾은 바 있는 러플린 교수는 KAIST 홍창선 총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스탠퍼드 대학의 예를 들며 “미래 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모델의 연구중심 이공계 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존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독립적이고 위험을 감수할 수 태도가 향후 이공계 대학 교육의 요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러플린교수는 특히 “KAIST의 단기적인 문제는 재정 확충에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도 가치창조가 중요하다”며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성 있는 분야를 많이 발굴 지원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KA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류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를 창조하는 길밖에 없다”며 “학교경영에는 최소한의 간섭으로 내부 구성원들이 가치창조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류와 자기장, 전압과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분수 양자홀 효과’를 이론적으로 규명해 추이, 스트뢰머 교수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한편, KAIST 이사회는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이사회에서 제12대 총장 후보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