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환경을 이용해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는 일명 ‘와이파이폰’(Wi-Fi phone)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기존 이동통신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와이파이폰은 핫스폿 지역내 무선 인프라를 이용해 음성통화는 물론 데이터 통신까지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어 최근 미국의 대형병원과 대학교, 도서관 등에서 앞다퉈 채택하는 추세다.
AP통신은 값싼 VoIP서비스가 유선전화시장을 잠식하듯이 와이파이폰도 이동통신업계의 수익구조에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특히 대도시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핫스팟 지역이 중첩되면서 이동 중에도 무선랜 접속이 끊기지 않는 ‘핫존’이 갈수록 늘어나 와이파이폰 수요에 불을 당기고 있다.
현재 미국에 설치된 핫스폿은 총 1만8000여개. 고객입장에서 핫스폿이 늘어날수록 저렴한 와이파이폰을 선호하기 마련이고 값비싼 휴대폰 요금을 지불할 이유는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우선 모토로라는 기존 휴대폰 단말기에 모바일 인터넷 전화기능을 추가한 와이파이폰을 다음달 뉴저지의 일부 지역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단말기는 평소에는 일반 휴대폰처럼 GSM통신망을 이용하다가 무선랜 접속이 가능한 핫스폿 지역으로 들어가면 끊기지 않고 인터넷 전화로 전환된다.
모토로라는 와이파이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경우 하반기부터 미국 전역에 와이파이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이통서비스업계가 바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와이파이 통신장비업체 보체라는 미국내 65개 종합병원과 도서관, 대형소매점에 사내통신용으로 개발한 와이파이폰을 판매, 호평을 받고 있다.실제로 캘리포니아주 엘카미노 병원에서는 무전기처럼 작동하는 와이파이폰을 전 직원에게 지급한 결과 긴급한 호출이나 수술준비 등에 따르는 사내 통화건수가 70%까지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장거리 전화회사 IDT는 무선 PDA를 와이파이폰으로 전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하반기부터 판매한다는 계획이다.이 밖에 미국 동부의 다트머스 대학은 학교 구내에서 무료 장거리 통화를 할 수 있는 와이파이폰 프로그램을 전교생에게 배포했다.
와이파이폰의 확산추세는 지난해 1880억달러의 매출로 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린 미국 이통서비스업체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변화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체들의 와이파이폰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 이통서비스업계는 적잖은 수익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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