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이어졌던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간 법적 갈등이 엊그제 ‘대타협’으로 일괄타결됐다.
우선 이번 사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허술하기 그지없는 계약서가 큰 역할을 했다. 좋은 관계가 유지될 때야 상관없는 조항들도 관계가 악화되면 악용되게 마련인 게 계약서 내용이다. 게임산업이 급성장해서일까. 양사는 계약서 내용을 요식행위로 착각하고 그 중요성을 간과한 것 같다. 사전에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는 노하우도 없었던 것 같다.
막연하게만 여겼던 대중국 비즈니스 방식도 화근이었다. 샨다가 ‘미르의 전설’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두 회사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인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상술이 탁월하다. 액토즈와 위메이드 그리고 샨다 등 3사 간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돌아온 것만 해도 그렇다. 위메이드로부터 고소당한 샨다 측이 이를 ‘국가 위기’로 포장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정부가 외산 온라인게임 규제의 칼날을 갈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정부나 기업도 위기를 느끼고는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보다 세련되고 정교한 대중국 비즈니스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사 이기주의가 강조된 파트너십도 문제였다. 퍼블리셔인 액토즈와 개발사인 위메이드는 위기가 닥치는 순간 서로를 신뢰하지 못했다. 샨다에 대한 대응을 두고 지난 2년 간 주고받은 소송 건수만 10여가지에 달한다. 샨다의 로열티 지급 불이행이 양사 간 갈등을 폭발시킨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지만 이전부터 어느 한쪽이 파트너십을 깼던 게 아닌지, 그 때문에 문제가 증폭되지 않았는지 되물어볼 일이다.
두 회사는 그동안 갈등이 결과적으로 소모적인 점도 있는 만큼 앞으로는 보다 생산적인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는 소송이 아닌, 본연의 기업 목적인 게임퍼블리셔와 개발사로서의 뉴스가 언론에 장식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하고 싶다.
<디지털문화부=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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