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인터넷에서 댓글을 보면 공교롭게도 호의적인 내용보다는 비판적인 혹은 반대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런 것을 보고 있노라면 ‘칭찬합시다’라는 인기리에 방송된 프로가 새삼 생각난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세상의 끝을 만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었다. LP에서 CD로 넘어오면서 음악은 굉장히 인간미가 없어질 것이라 했으며, 인터넷을 통한 만남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하는 일회성 만남으로 치부했었다. 하지만 이것은 책이 처음 생겼을 때 책을 읽으면 그것에 홀려 아무것도 못할 것이란 생각에 책읽기를 금기시 했던 결정과 마찬가지로 시대의 큰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거나 혹은 적응하기 힘든 세대들의 마지막 공허한 외침이 되고 말았다.

 이젠 0과 1로 이루어진 신호체계를 벗어나서는 하루도 살수 없는 형국이 되었다.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결국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 인터넷이 그렇고, 휴대폰이 그렇고, 이제는 TV까지도 고화질 디지털 방송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얼마나 짧은 시간에 0과 1을 많이 주고 받느냐가 관건이 되었고 그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은 디지털 시대도 아날로그 시대도 아닌 그 사이에 끼인 시대다.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라고 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정보제공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에 중독되면 좋지 않다고 하지만 인터넷은 차세대 정보교환의 장이 될 것이란 의견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고속 이동중에도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휴대인터넷을 와이브로로 이름 붙이고 중간지점에서 점차 완벽한 디지털 시대로의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디지털 시대에서만큼은 앞서나가는 선진국이 되려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것은 이런 것들이 모두 사업성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젠 풍년을 거둬 많은 수확을 거둔 사람이 보릿고개에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아량과 여유는 없어 보인다. 인터넷·휴대폰 사업 모두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많은 돈을 벌었지만 투자를 거듭하며 새로운 것에 계속 앞장서려고만 하고 있다. 주위를 돌아보고 가지지 못한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베풀려고는 해 보았는지 반성해보자. 한달에 한번씩 인터넷을 못하는 이웃을 집으로 초청해 인터넷을 쓰게 한다는 것이 우습게 들리겠지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면 ‘아름다운 e세상’을 만드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최인국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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