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말로 1년 가까이…서비스 지연 전망
삼성전자가 2.3㎓ 휴대인터넷 표준기술 ‘HPi’(일명 와이브로)의 상용시스템 개발일정을 연기, 최근 준비사업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정부의 2006년 상용서비스 계획은 물론 사업자의 서비스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브로를 사실상 단독 개발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였던 개발 완료 시점을 2005년 11월 말로 11개월 이상 늦췄다. 삼성전자는 특히 사업자의 BMT일정을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아 실제 개발일정이 더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3분기에 시작하려던 시범 서비스 일정도 2006년 3월 초로 4개월여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사업자들은 “서비스 일정이 늦춰지면 사업 전망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개발일정을 2∼5개월 앞당겨줄 것을 삼성전자에 요청하는 한편 3일 회의를 개최해 일정을 재조정키로 했다.
삼성의 일정 연기는 인텔과의 공조를 통해 HPi를 미 전기전자학회(IEEE) 802.16 국제표준에 올리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규격 일부의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HPi 개발 초기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으나 지난 3월 IEEE회의 이후 국내표준 규격의 구현기술이 일부 변경돼 사실상 삼성전자의 독자개발로 돌아선 것도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해 11월과 올해 4월, 각각 사업자들에게 공개한 개발일정은 공식적인 자료가 아니며 정통부에 제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개발을 완료하면 2006년 상용화를 위한 개발일정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제표준과의 공조(하모나이징) 등의 영향으로 상용화 개발이 몇 달 늦춰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시스템 개발 완료후 시범서비스까지 많게는 1년까지 걸려 삼성전자의 일정대로라면 상용서비스가 2007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 때엔 HSDPA 등 초고속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이동전화 서비스가 등장해 휴대인터넷 사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