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천역 폭발 사건으로 인해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활동이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IMF 시절 당시에도 그렇고 해마다 겪는 수해 때도 그렇고, 우리 국민은 ‘정’이라는 것을 이웃에게 베풀 줄 알며 사는 민족이다.
이런 우리의 국민성은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에서도 서비스 마케팅의 가장 큰 축으로 활용되고 있다. 싸이질이라는 신종어를 만들어냈던 싸이월드의 ‘1촌’이라는 인적 네트워킹 서비스가 좋은 예다. 각종 포털을 비롯해 웹 기반에서 온라인 상의 이웃을 만들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도 대표적인 예다.
사람들은 이들 온라인 상의 이웃에게 본인의 일상을 포함한 많은 것들에 대해 말을 하고 또 이웃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우리와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오프라인의 이웃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앞집에 혹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고 있지는 않은지, 이웃과 함께 탄 엘리베이터에서 바닥만 쳐다보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되돌아봤으면 한다. 만일 그렇다면 온라인 상에서의 새로운 이웃을 대할 때의 적극성과 친절함은 다 어디로 갔는지 스스로 반성해볼 일이다.
물론 시간이 없기 때문에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코드가 맞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이웃이 되기 힘들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 당장 과일 몇 개를 쟁반에 담아서 앞집 혹은 옆집의 문을 두드려보자. 열의 아홉은 웃는 얼굴과 감사의 인사로 작은 선물에 대한 화답을 할 것이다. 먼저 다가가려는 마음을 가지기가 어려울 뿐이지 친해지면 가족보다도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의 ‘오프라인 이웃’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온라인상에서 익명성과 비면접성을 이유로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있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얼굴을 보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오프라인상의 이웃에 대한 관심도 높여야 할 때라고 본다. 우리에게 ‘이웃’은 ‘온라인 이웃’과 ‘오프라인 이웃’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온라인에서 삶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찾는 것처럼 오프라인에서도 이를 발견해내는 생활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기훈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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