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맥슨텔레콤 인수 의향 조사

 중견 휴대폰업체인 맥슨텔레콤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맥슨텔레콤 인수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맥슨텔레콤이 새로운 주인을 찾기가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본지가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SK텔레텍·KTF테크놀러지스 등 시장에서 맥슨텔레콤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5개 휴대폰업체를 대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한 결과, 이들 모두 “맥슨텔레콤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들은 유럽형 이동전화(GSM) 휴대폰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독자적으로 진출할 예정이어서 GSM 휴대폰 전문기업인 맥슨텔레콤을 인수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GSM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지멘스 등과 자웅을 겨룰 정도로 성장한데다 관련 기술과 마케팅도 이미 맥슨텔레콤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 인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수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며 “맥슨텔레콤 인수는 검토 대상조차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000년 맥슨텔레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LG전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2000년에 맥슨텔레콤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까지 벌였지만, 우발부채 등 돌발 악재들을 우려해 인수를 포기했다”며 “지금도 그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독자적으로 구축한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GSM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 GSM 휴대폰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경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팬택계열도 GSM 휴대폰 사업이 이미 자리를 잡아, 맥슨텔레콤을 인수하더라도 시너지가 낮을 것이라는 답변이다.

 지난해 맥슨텔레콤 인수를 놓고 최대주주인 세원텔레콤과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SK텔레텍과 KTF테크놀러지스 등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의 휴대폰 자회사들도 “현재로선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들은 신규로 GSM 휴대폰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인수합병(M&A)보다는 연구인력 확보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사업을 수행키로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파격적인 인수 조건을 내걸 시에는 상황이 급반전될 수 도 있다. 맥슨텔레콤이 덴마크에 GSM 휴대폰 R&D 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태국과 필리핀 등 해외에도 현지공장을 가지고 있어,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GSM 휴대폰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산업은행이 매각대금을 휴대폰업계가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을 부른다면 의외로 맥슨텔레콤 매각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슨텔레콤의 덴마크 R&D 센터는 원천기술 등 활용할 가치가 높다”며 “이동전화서비스업체 등 자금의 여유가 있는 업체들은 조건만 맞는다면 언제든지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원텔레콤은 지난 31일 산업은행에 맥슨텔레콤 보유 지분 30.72%(224만주)에 대한 행사와 매각 권한을 넘기기로 했다. 세원텔레콤의 맥슨텔레콤 보유지분은 1일 종가기준으로 875억원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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