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행정기관의 홈페이지

 정부가 2001년부터 매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행정기관의 홈페이지를 평가해서 포상함으로써 우리 행정기관의 홈페이지 수준이 해마다 크게 향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 주요 기관의 전자정부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지난 2001년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전자정부를 추진하는 국가 중에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2년과 2003년에 UN이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15위와 13위로 전자정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또한 2003년에 UN 후원으로 세계 100대 도시 전자정부 평가 결과 서울시가 세계 1위를 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최근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행정기관 홈페이지 담당공무원 연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55개 중앙부처와 16개 광역자치단체 및 234개 기초자치단체 등 305개 전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한 ‘2003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 결과 최우수 및 우수기관에 대통령, 국무총리, 행자부 장관 표창이 주어졌다. 지난해까지는 최고가 장관상이었는데, 올해부터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표창이 추가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번 평가 결과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이전까지는 국무조정실·국정홍보처·행정자치부 등이 각각 별도로 홈페이지를 해왔으나, 이번부터는 행자부가 주관하되 평가를 한 번만 실시하여 그 결과를 함께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즉 행자부가 주관하는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가 정부 통합 단일 평가로서 그 의미가 커진 것이다.

 행정기관 홈페이지는 각 행정기관의 얼굴이며, 동시에 해당 기관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행자부 전자정부국장의 “행정기관의 홈페이지가 전자정부라고 할 수 있다”는 말처럼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를 ‘전자정부 평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행정기관 홈페이지는 어떠해야 할까. 행정기관 홈페이지들의 전반적인 수준은 해가 갈수록 많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홈페이지 수준 향상은 주로 양적인 측면으로서 홈페이지 구축과 기술에 많은 신경을 써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구축보다는 운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디자인과 콘텐츠의 차별화 등 질적인 면에서의 수준 향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이미 행정기관들이 어느 정도 방향은 잡은 것 같다.

 그렇지만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기관들을 위해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우선 홈페이지를 통해 기관의 목적이 분명히 나타나야 한다.

 예를 들어 정보통신부는 IT포털을 지향하고, 산업자원부는 산업포털을, 재정경제부는 경제포털을, 통일부는 통일포털을, 환경부는 환경포털을 지향하는 것이다. 또한 각 지자체는 해당 지역의 지역포털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이처럼 중앙부처와 지자체들은 각각 포털을 지향하되 민간기업 등과는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홈페이지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각 행정기관 홈페이지들은 해당기관의 목적에 맞는 포털을 지향하되 특성화와 개성화에 주력하면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자주 방문하는 것을 유도해야 한다.

 또 홈페이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다. 전자(e)정부가 모바일(m)정부, 유비쿼터스(u)정부로 발전하는 기술 동향도 놓쳐서는 안된다. 그러나 평가와 경쟁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불필요한 부분에 과다하게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 ebiztop@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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