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공급가 해마다 올라 수익성 확보 어려워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전자 전문점이 삼성· LG전자 양대 가전 메이커의 제품 취급 비중을 줄이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그동안 전자 전문점은 메이커의 직영점· 전속점 다음으로 판매 비중이 높아 이 같은 영업 방침은 가전 시장을 놓고 제조와 유통업체의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위한 전초전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현재 전체 가전 시장에서 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25∼30% 정도, 삼성과 LG전자 내에서 판매 비중은 15∼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랜드21은 올해 삼성과 LG전자 등 양대 업체의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올해 사업 계획을 내부적으로 수립했다. 전자랜드는 올해 60% 이하로 삼성과 LG전자의 판매 비중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대신 외산 가전의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전자랜드 측은 "국내 가전업체는 이미 자체 판매 채널을 확보한 상태고 공급 가격이 해마다 인상되기 때문에 팔아도 밑지는 장사의 연속"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치 까지 내리겠다는 가이드라인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점차 국내업체의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2000년 이 후 전체 판매량에서 삼성과 LG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대에서 꾸준히 줄어 지금은 두 개 업체를 합쳐 65%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양대 업체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에어컨·냉장고 등 대형 가전 수요는 주춤한 반면 디카와 MP3플레이어 등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가 선전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이마트도 삼성과 LG전자의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는 이미 양대 업체가 전체 판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대까지 떨어졌다. 하이마트는 한 때 대우전자와 분쟁 당시 삼성과 LG전자의 매출 비중이 전체에서 80%대 까지 육박했으나 지금은 꾸준히 줄어 50% 대까지 추락했다.
특히 지난 해 하이마트가 대우의 물량 가운데 일부를 책임진다는 법정 판결을 받아 들이면서 상대적으로 삼성과 LG전자의 비중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마트 측은 "삼성과 LG전자의 비중이 해마다 떨어져 지금은 50% 대에 머물고 있다."라며 "가전 시장이 크게 위축된 데다 디카·MP3플레이어 등 외산과 국내 중소업체의 아이템이 선전해 대기업에만 관심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올 초 삼성전자 등은 가전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자 전문점에 공급하는 가전 제품의 납품 원가를 2∼3% 정도 올리기로 결정해 전자 전문점과 공급 가격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