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재생 문제 많아 폐기대상, 소비자 피해 우려
최근 용산을 비롯한 집단상가에 외국에서는 폐기품목인 C급 공CD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공CD는 투명한 원판 위에 반사막을 입혀 제작하는 것으로 품질에 따라 A·B·C급으로 분류되며 C급은 폴리카보네이트의 재질이 좋지 않거나 원판과 염료가 제대로 붙지 않은 경우, 또는 스탬핑 과정에서 불량률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원판 테두리에서 가루가 떨어지며 기록(레코딩)과 재생이 되지 않는 폐기대상을 뜻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가 제품을 찾는 수요와 고마진을 추구하는 수입상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용산을 비롯한 집단상가에 C급 공CD들이 유통되면서 시장질서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 이 C급 공CD는 외국에서는 폐기대상으로 구분되는 저급 제품으로 국내시장에서 최근 유통되기 시작했으나 물량이 전체의 10∼20%에 달할 정도로 단시간에 급성장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액센의 박수성 사장은 “공CD 시장은 월 2000∼3000만장에 이르는데, 작년 말 공CD 물량이 늘어난 틈을 타 C급 제품들이 국내 유입되기 시작해 지금은 전체의 10∼20%를 육박하고 있으며, 실제로 유통사로부터 소비자 반품률이 늘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며 “C급 공CD는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를 부추길 뿐 아니라,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도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저급 공CD가 국내에 유통되는 것은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저가 위주의 공CD로 수요가 몰리는 데다, 수입사 입장에서도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 폐기하려던 것을 50∼100원에 들여와 시중에 유통되는 정품보다 50원 정도 저렴하게 팔면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같은 분위기를 조장하는 셈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는 공CD가 10장이나 50장, 100장 단위 벌크로 판매되고, 정품과 섞여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포장을 뜯지 않고서는 구입 당시에 바로 확인이 힘들다. 정상제품보다 장당 40∼50원 정도 저렴하지만 대부분의 정상제품들도 최근 들어 가격을 낮추고 있어 쉽게 분간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무조건 저렴한 가격보다는 브랜드가 있는 제품을 구입하도록 충고하고 있다. 서울미디어 양석열 이사는 “AS를 받으면 되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지만, 수입상에 재고량이 없으면 소비자가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다”며 “가격이 싼 제품은 가능하면 피하고, 영수증을 챙기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