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폰 저작권 문제 결국 개별 기업 몫으로

 22일 삼성전자와 LG전자, LG텔레콤이 ‘MP3 폰 저작권 문제 관련 최종 도출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힘으로써 MP3폰 문제 해결은 결국 개별 기업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진행된 일련의 회의가 업계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었고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는 점에서 개별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은 각각 정책에 따라 MP3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음원권리자들이 이번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음원공급 중단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어서 MP3폰을 둘러싼 혼란은 극대화될 전망이다.

◇‘소비자권리’ 찾기 선택이다=도출안에 거부의사를 밝힌 삼성·LG 등은 ‘소비자의 권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LG텔레콤과 LG전자는 “음원권리자들의 저작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이번 논의가 소비자와 MP3플레이어 업체 등 모든 이해 당사자를 포함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64kbps라고 제한을 두지 말고 2개월이라는 유예기간동안 소비자 단체를 포함한 포괄적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도 “단말기업체 입장에서는 MP3플레이어와의 경쟁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경쟁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강력 저지하겠다’=음원권리자들은 “MP3폰이 무작정 출시된다면 음반업계는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최선의 도출안을 내놓았음에도 한 쪽에서 판을 깬다면 강력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원권리단체들은 우선 해당 사업자에 대한 음원공급 중단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어 단말기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모든 법적 대응을 취하기로 했다.

특히 음원권리단체들은 불법복제 단속권을 활용해서 MP3폰 사용자들을 직접 단속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합의 번복 가능성도=합의안에 서명했던 SK텔레콤측은 “일단 동의한다고 통보를 했으니 즉각적인 합의 파기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가능하면 합의안대로 가고 싶지만 단말기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라서 사태를 지켜보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막판에 음원제작자협회와 연예제작자협회에서 삼성과 LG의 제안을 받아들여 ‘음질제한 수준은 2개월 후에 결정하자’는 수정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음반산업협회 등이 판단을 유보하고 있어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중재는 더 없을 것’=중재에 나섰던 정부는 ‘업체간 합의였으므로 이해 관계에 따라 거부할 수 있다’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 했다. 문화부 저작권과 임원선과장은 “더 이상 중재할 방법은 없다”면서도 “LG텔레콤과 삼성전자가 빠지면 사실상 협의체 구성에 의미가 없다. 음원제작자협회의 수정안을 받아들여 협의를 지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통부 지식정보산업과 최재유 과장은 “음질제한 부분은 소비자 입장도 고려해야 하므로 일단 48시간의 재생제한을 걸어놓고 향후 구성될 협의체에서 새롭게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약간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망=소비자들은 반쪽 합의에 환영의사를 밝힐 게 명백하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텔레콤, LG전자가 거부의사를 밝힌 것은 소비자의 입김이 직접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각종 설문조사에서 ‘MP3폰 저작권 침해문제 없다’는 의견이 80% 이상을 차지해왔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인식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음원권리자들의 결사 저항 분위기에 따라 자칫 MP3폰 사용자들까지 혼란에 휘말릴 수 있어 소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기에 구성,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MP3폰 저작권 협상 일지

3.4 음원권리자 단체, 무료 MP3 재생 가능한 MP3폰 출시되면 음원공급 전면중단 선언

3.8 한국음원제작자협회 주재로 이해 당사자간 회의, MP3폰 출시 전에 협의 진행 합의

3.8 LG텔레콤 MP3폰 전격 출시, 무료음악 편법 이용 가능

3.10 정통부와 문화부 중재 나서, 1차 예비 회의

3.11 음원권리자단체, LG텔레콤 관련 업체에 신곡 음원공급 중단 선언

3.12 정부 주재 1차 회의, 무료 MP3파일 낮은 음질로 재생

3.12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음원권리자들 음원공급 중단 선언에 우려 표명

3.16 중재안 서면 의견서 제출

3.17 정부 주재 2차 회의, 무료 음악 64kbps 음질

3.18 정부 주재 3차 회의, 최종 중재안 도출, 무료 음악 64kbps 음질, 기술 마련 전까지 48시간 재생

3.22 최종 중재안에 LG텔레콤, LG전자, 삼성전자 거부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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