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콘텐츠 역군` 육성

 문화콘텐츠는 속성상 창의성을 토대로 한 고부가가치산업이어서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차세대 수출 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력 양성 여하에 따라 산업 발전 정도가 달라질 정도로 창의적 인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는 그간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현실인식을 기반으로 미래 정확한 좌표설정과 핵심인력 양성방안 등 청사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산업 육성책을 펴온 게 사실이다. 특히 문화콘텐츠 인력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마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산업 분야별 특성을 감안한 인력양성 정책을 펴지 않아 인력 수급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 인력양성 종합보고서는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의 좌표와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 설익은 기초단계 보고서이지만 애니메이션·캐릭터·만화·음악·게임·방송 등 분야별 인력 구조의 특성을 분석하고, 한편으로는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해외 문화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인력 양성방안까지 제시하고 있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08년 우리나라가 세계 문화콘텐츠산업 5대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산업 인력이 현재 11만명에서 2008년 19만여명이 70% 이상 늘어나야 하지만 현행 인력 양성시스템을 감안해 수급을 계산하면 2008년까지 약 2만여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콘텐츠 관련 인력양성시스템이 단순 제작 인력에 편중돼 있어 자체 창작시대로 바뀌고 있는 우리 산업 추세을 감안할 때 앞으로 핵심이 될 기획·개발을 맡을 우수 인력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IT인프라는 막강하지만 여기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태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IT인프라가 거대한 동맥이라고 한다면 문화콘텐츠는 혈액에 비유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산업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핵심 역량을 갖춘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일일 것이다. 미국의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쥬라기공원 한 편이 우리나라 소나타 자동차 300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부가가치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기획하는 고급 두뇌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시사해 준다.

 그만큼 문화콘텐츠산업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문화 상품을 기획할 수 있는 핵심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이런 점에서 문화콘텐츠진흥원이 대안으로 제시한 문화산업대학원대학교 설립이나 해외 우수전문인력과 공동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글로벌 핵심인력 양성센터 설립, 문화콘텐츠 영재육성체계 확립 등이 설득력을 지닌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이를 체계화하고 추진하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안이라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을 경우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문화산업의 고급 두뇌는 ‘문화사관학교’를 만들고 교육시키는 것만으로 양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양질의 문화콘텐츠는 획일적인 교육에 의해서라기보다 창의력이 분출될 수 있는 사회·문화 풍토가 조성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차제에 ‘문화’를 중시하는 분위기를 사회 저변에 확산시키는 대책도 함께 강구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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