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IT통상마찰 장기화된다

 “미국과 중국의 IT업계 사이에 만리장성이 들어서고 있다.”

중국과 미국 간의 IT 통상마찰이 심화되는 가운데 두 나라의 힘겨루기가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C넷이 22일 보도했다.

중국정부는 오는 6월부터 자국내 모든 무선제품에 독자적인 WiFi규격(WAPI)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통신법을 강행키로 결정해 미국 IT업체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또 중국은 자국내에서 판매되는 외국산 반도체 제품에 17%의 부가세를 부과하고 중국 토종기업이 제조한 제품은 부가세의 일부를 환급하는 차별조치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미국 반도체업체의 대중투자를 작위적으로 유도하는 정책이란 비난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우이 중국 부총리에 서면 경고를 하는 한편 중국의 반도체 과세차별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하면서 양국간 무역분쟁 조짐이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긴장고조는 결국 양국의 기업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며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과거 80년대 일본과 미국간의 반도체분쟁이 90년대 초반에야 끝난 것처럼 미국과 중국간의 통상갈등도 쉽게 풀리지 않고 그 와중에서 양국 기업의 피해만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정부는 최근 130나노급 반도체 생산장비의 대중수출규제를 일부 해제했으나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여전히 유럽, 아시아 경쟁사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중국측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중국 최대의 반도체업체 SMIC는 지난주 뉴욕, 홍콩증시에 진입했다가 중국경제의 폐쇄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쓴 잔을 마셨다. 중국이 개발한 고유 DVD규격인 EVD도 높은 제품가격과 타이틀 부족으로 판매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양국의 통상마찰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지만 두 나라가 신속히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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