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아`독주에 `지털네임즈`이어
넷피아와 디지털네임즈가 주도해온 한글 키워드 시장에 미국의 베리사인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3파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베리사인은 최근 예스닉이라는 한국기업을 통해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예스닉을 자회사로 거느린 도메인 업체 후이즈가 넷피아가 갖고 있는 한글키워드서비스 특허권에 대한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업체간 밀고 밀리는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3파전은 관련 분야의 서비스 표준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시장자체도 절대적으로 아직은 협소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3파전 양상=지난 2000년이후 한글 키워드 서비스 시장은 넷피아와 리얼네임즈가 주도해왔지만 리얼네임즈가 파산하면서 KT·하나로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와 제휴 체결에 성공한 넷피아가 독주해왔다. 이후 지난해 후이즈와 아이네임즈가 넷피아 키워드 서비스의 공동 특허권자인 조관현씨를 대표로 내세워 디지털네임즈를 설립, 넷피아와의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네임즈는 두 회사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벅스, 플레너스(넷마블) 등과의 제휴를 통해 독자노선을 선언했다.
이런 와중에 베리사인이 사실상 후이즈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베리사인은 또 후이즈가 넷피아 등을 상대로 준비중인 특허권 무효소송에 자사의 자국어 인터넷서비스 사례를 제공하는 등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후이즈는 현재 넷피아와 디지털네임즈가 소유한 특허 때문에 한글 키워드 서비스 사업에 직접 나서지 못하는 입장이다.
◇소비자 피해 우려=이같은 경쟁 구도로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은 이용자들이다. 현재 한글 키워드를 입력하면 결과가 도출되는 방식은 같지만, 하나의 키워드에 대한 결과는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3사의 한글 키워드 모두를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 각 업체별로 6만∼10만원 정도의 등록 비용을 모두 내야 한다. 도출 방식도 넷피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그인 방식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업자의 키워드를 ‘먹통’으로 만드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글 키워드 시장에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글 키워드는 그 편의성으로 점차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용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은 결과를 보장히기 위해서는 현재의 도메인 분야에서 처럼 서비스 표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관호 한글인터넷정보센터(KRNIC) 원장은 “한글 키워드는 부가서비스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표준안을 만들기보다는 업계 공동안을 도출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