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는 강원·경남지역의 대규모 태풍 피해, 씨랜드 및 석유회사의 화재 사고, 식중독 사건, 금융사고, 대구 지하철 사고 등이 발생했다. 국제적으로는 사스(SARS) 공포와 아시아 통화 위기, 911 테러,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 및 가뭄, 이라크전쟁, 이란의 지진 등과 같은 재해재난이 발생해 인적물적 자원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위기는 일상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현대 사회를 위기의 사회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각종 자연재해, 인적 재난 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재해재난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 우리 생활에서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갑작스레 발생하는 자연재해 등의 경우 인간의 힘으로 막기는 어렵다. 결국 이제는 위기관리가 중요한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위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아무리 열심히 쌓아올린 문명도 순식간에 잿더미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전문가인 지글리오티는 ‘위기관리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을 감소시키고, 대중과 기업의 재산 손실을 막고, 정상적인 조직 또는 기업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현재의 운영 환경을 신속하고, 능률적이며,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조직의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조직의 생존을 위해 위기관리는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같은 위기관리를 정보기술을 활용해 비지니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비즈니스 상시 운영 계획(BCP)’ 개념으로 파악하는 추세가 보편화되고 있다.
BCP는 재해 예방과 대비를 위해 리스크를 찾아 그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그로 인한 손실 규모를 평가하는 개념을 담고 있다. 리스크와 관련돼 있는 비지니스 활동들을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리스크의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영상, 문자 메시지 혹은 음성 등의 자료의 수집과 시뮬레이션, 모니터링, 경고시스템 작동 등을 통해 재해재난 발생시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줄여준다. 물론 재해재난 발생시 행동 지침과 절차를 보여주는 상시 운영 계획, 즉 비상 계획의 가동을 위한 정보시스템도 포함된다.
또 최근에는 공개키 기반구조·싱글사인온 등 접근 통제 기술, 미러링 등과 같은 백업 기술을 비롯해 무선 통신, 유비쿼터스, 시스템 통합 등을 복합적으로 동원하는 양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재해 상황실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고 현장을 인공위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화상회의 및 메시지 전달체계 등이 가능하도록 실시간 대응체계를 갖추는 내용과 자원봉사자 모집 및 성금 모금을 시스템화하는 부분도 논의되고 있다.
현대 사회의 어떠한 조직도 재해재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위기상황 발생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정보기술을 활용하고 대비하는 조직은, 인적자원은 물론 물적자원의 피해까지 최소화할 수 있으며 아울러 중요 업무 기능에 대한 적정 서비스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안정성과 지속성이 생명인 비지니스의 경우 이같은 위기관리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국가와 기업의 위기관리 대책은 피해가 발생한 후 그 피해의 규모에 따라서 대처하는 주먹구구식 방법에서 벗어나 재해 발생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하는 BCP적 접근이 절실하다.<이영재 BCP포럼 회장(동국대학교 정보관리학과 교수) yjlee@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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