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개SW 장벽 제거` 기대 크다

 한국전산원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공공기관의 정보화프로젝트에서 공개소프트웨어(SW)진입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모두 없애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한 모양이다. 정부가 공개SW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에 진입 장벽이 있다면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더욱이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1,000여 개의 정보화 사업을 공개SW의 대명사격인 리눅스 기반으로 구축하기로 한 것을 고려하면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도 옳은 결정이다.

 현재 전산원과 소프트웨어진흥원이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공공기관이 정보화프로젝트를 발주할 때 기술 구성 요소들을 적시하는 입찰 제안요청서(RFP)에 윈도·유닉스 등 기존 상용SW의 유리한 조건을 배제하도록 하는 등 특정시스템에 종속되지 않도록 요청하는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기술 가이드라인을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개발되는 31개 전자정부 로드맵 과제에 우선 의무 적용하도록 하고 최종 감리 단계에서도 이를 적용했는지 여부를 재확인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공개SW 활성화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시장을 창출하고 사용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들이 먼저 공개SW를 도입해 검증된 레퍼런스를 만들 때 공개SW의 보안과 안정성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없어지고 공개SW의 저변을 넓혀갈 수 있다. 때문에 이번처럼 정보시스템 구축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자정부 과제 등 대형 국가정보화프로젝트에까지 적용할 경우 앞으로 공공기관의 공개SW 도입이 크게 늘어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고 또 공개SW 활성화에도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공개SW 도입이 부진했던 이유가 여러 가지 있지만 무엇보다 검증된 레퍼런스가 없고 기존 윈도 등 상업용에 유리하게 작성된 기술 조항이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기대들이 그리 허황된 것도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가 SW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개SW 산업을 육성해야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공개SW는 소스코드가 공개된 만큼 로열티 부담없이 국제표준의 응용SW개발이 용이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 자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SW개발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SW시장 자체가 선점의 효과와 규모의 경제로 움직이는 분야인 만큼 상대적으로 미개척 분야 남아있어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공개 SW분야로 빨리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러나 이번 기술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한 공공기관의 공개SW 사용유도 방안이 제대로 성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할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최종 수요자인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의 공개SW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기존 상용SW에 대한 선호의식을 버리지 않는 한 어떠한 대책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외산 제품과 경쟁해 품질 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양질의 국산 SW가 개발되지 않고서는 이번 방안의 약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공개SW 산업 활성화와 국내 SW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SW업체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여기에 정부가 양질의 공개SW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때 효과는 더욱 배가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공개SW에 대한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개발된 제품이 공공기관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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