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콘텐츠 불법복제 방지기술

인터넷과 PC의 보급이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문제를 낳은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년새 주목받고 있는 방송의 디지털화는 방송콘텐츠의 불법 복제 문제를 일으킬 전망이다.따라서 디지털 방송의 성패는 방송콘텐츠의 불법 복제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할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현재의 아날로그 방송 환경에서는 방송 콘텐츠 전송시 수신기에서 오류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 환경의 경우 MPEG2 기술로 압축된 데이터를 통해 방송콘텐츠를 전송하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는 오류없이 원본과 동일하게 수신기에 전달될 수 있다. 이는 아날로그 방송의 복사본이 불법 유통될 때 콘텐츠의 품질이 떨어지는데 비해 디지털 방송의 콘텐츠는 원본과 똑같은 복사본이 유·무선방을 통해 대량으로 유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방송사업자, 콘텐츠 사업자 등 디지털 방송에 관련된 업체들을 중심으로 복제 방지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특히 디지털 위성 방송과 달리, 디지털 케이블 방송은 전송망 자체의 특성상 방송, 통신 및 인터넷까지 셋톱이라 불리는 수신기를 통해 다양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발달됐기 때문에 다른 디지털 콘텐츠 전송 채널에 비해 보다 각별한 복제방지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우리나라가 채택한 디지털 케이블방송 표준인 오픈케이블방식에서는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기존 DVB 방식과는 달리, 별도의 외장형 수신제한장치(POD) 및 복제방지기술을 이중으로 적용한 PCMCIA타입의 케이블카드를 기반으로 해 복제 방지 관련 기술 표준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디지털 유선방송기술 표준으로 채택한 오픈케이블방식의 복제방지기술 규격은 셋톱박스와 케이블카드 사이에 디지털 콘텐츠가 원본 형태로 출력되지 못하도록 관련 콘텐츠를 DES-ECB 방식에 의해 암호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키 정보교환을 위해서는 공개키기반(PKI)의 알고리듬을 도입하고 있으며 또한 키 교환시 해당 장치 간 제3자 공격 등에 의한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키 정보의 무결성과 장치의 적법성을 인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오픈케이블방식의 케이블카드 내 수신제한장치 및 복제방지기술은 각각 광대역 케이블망 및 수신기와의 안전한 데이터통신을 위해 케이블망에서는 암호화과정을 거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수신제한장치를 사용해 수신기와 케이블카드 간의 상호인증 및 불법복제방지를 위한 복제방지기술이 채택돼 있다.

이런 디지털방송 콘텐츠의 불법복제 방지 기술은 현재 국내 디지털 케이블 방송사업자가 준비 중인 디지털미디어센터(DMC) 구축 이후 대두될 프리미엄급 콘텐츠의 유료서비스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담보해주는 역할을 한다. 즉, 현재 디지털 방송을 추진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다채널서비스만 가지고는 디지털방송으로의 전환과정에서 발생할 막대한 비용을 무리없이 회수하기 어렵다. 주어진 기간내 비용 회수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가져가야하며 이를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불법복제 방지기술이다.

특히 유료화사업의 최대 서비스 모델인 주문형비디오서비스를 비롯, 양방형 주문형 멀티미디어서비스, 개인용 비디오 기록기, 양방향 데이터 서버스 등은 모두 복제방지기술을 기반으로 구현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따라서 향후 국내외 관련 사업자들이 안정적이고도 확실한 복제방지기술을 바탕으로 OCAP, POD 등 관련기술의 국산화, T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 모델 개발에 나서고 정부가 관련 지원법 개정·제정 등이 꾸준하게 추진한다면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의 성공적인 유료화 서비스 정착 및 관련 산업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결론적으로 오픈케이블방식의 복제방지 기술은 디지털 방송 환경의 신뢰성을 높여주고 또한 이를 통한 국내외 프리미엄급 콘텐츠의 원활한 공급을 가능케 해 지속적인 디지털 케이블 유료화 사업의 기본적인 틀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적용해 운용하는 모든 사업자들에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오픈케이블 시스템을 조기 정착시키는 개척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김덕유 NDS코리아 지사장 dykim@kr.n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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