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싸고 소액주주와 노조 등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KT와 SK텔레콤이 이견을 봉합, 주주총회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본연의 업무로 돌아갔다.
SK텔레콤은 이튿날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위성을 성공리에 발사, 상용서비스 개시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고 KT도 곧바로 무선랜과 cdma 2000 1x EVDO를 결합한 초고속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개시, 통신강자의 면모를 자랑했다.보기 좋게 새로운 시작을 선언한 셈이다.
그러나 양사 경영진들이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주총이 끝났다고 해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작업이 마무리됐다고 착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점이다. 당초 주총장 투쟁을 선언했던 KT노조와 참여연대가 주총에 앞서 양사 경영진들과 대승적 관점에서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투명기업을 요구하는 안팎의 목소리는 끊이질 않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상임이사와 사외이사 비중을 동수로 규정한 정관상 악소조항에 대해서는 참여연대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로부터도 지속적인 개정의 요구를 받고 있으며 퇴진한 대주주 최태원 회장으로부터의 독립경영의 목소리는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사상 첫 집중투표제 실시라는 역사적 명예를 안았지만 조합원들의 표를 모았던 노조가 우리사주조합장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는 결격 사유로 소중한 표를 모두 행사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KT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장 직선제부터 선결해 내년 주총때 다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 집중투표제에 나서기로 했다.
사실 노조나 소액주주가 사측 경영진들보다 더 법리적 지식이나 판단이 뛰어나긴 어렵다. 결국 법적소송 등 정면승부를 하게 되면 승산도 적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럼에도 명실공히 윤리경영을 통해 투명기업을 만들겠다는 기업의 경영자들은 경영과정을 공개하고 소수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만들어야한다. 그 첫 걸음이 바로 사외이사 비중 확대와 주주제안 수렴이다. 양사 경영진들은 이번 주총을 전후로 나왔던 여러 제언들을 보다 겸허하게 받아들여 글로벌 통신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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