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연 100% 이상 급성장
세계 양대 검색엔진 업체인 미국의 야후와 구글이 키워드 검색광고 시장을 놓고 한국에서 한판을 벌인다. 두 회사는 특히 국내 주요 포털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각적인 접촉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야후와 구글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최근 국내 키워드 검색광고 시장이 연간 100% 이상 급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키워드 검색광고 시장은 지난 2002년 500억원에서 2003년에는 1000억∼12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도 2000억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5%에서 올해는 최대 50% 가까이 높아지면서 포털사이트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야후(오버추어)와 구글은 일단 한국에서 수익모델이 확실한 키워드 검색광고 부문 공략을 시작으로 검색엔진 및 검색서비스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최근 NHN(네이버)을 비롯, 지식발전소(엠파스)·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닷컴)·플레너스(마이엠) 등 주요 포털업체들을 전략 파트너로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경쟁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초 KTH와 손을 잡고 한국 검색엔진 시장에 진출한 구글은 이르면 이달부터 키워드 검색광고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그간 국내 몇몇 주요 포털업체들과 파트너 제휴를 추진해왔으며 최근 구체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져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버추어 인수를 계기로 검색광고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야후도 최근 새 검색엔진을 발표한 데 이어 포털업체들과의 제휴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한국법인인 야후코리아는 10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1000여 광고주를 대상으로 ‘키워드 검색광고 콘퍼런스 2004’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다음·MSN 등 한국의 주요 포털사이트 절반 이상이 이미 오버추어와 손을 잡았다”며 “구글의 한국 시장 진출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간 야후와 구글의 행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국내 포털업체들도 최근 키워드 검색광고 시장이 확대되고 시장의 흐름도 정액제(CPM:Cost per mile)에서 종량제(CPC:Cost per click)방식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기존처럼 독자체제를 고수할지, 이들의 ‘러브콜’을 받아들일지 등을 놓고 고민중이다.
NHN 홍보팀의 채선주 팀장은 “야후와 구글이 ‘러브콜’을 보내온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은 독자노선을 유지하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NHN은 현재 CPM과 CPC를 포함하면서 광고주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검색광고 비즈니스모델을 개발중이며, CPM과 CPC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광고주의 상황에 맞춘 새로운 방식의 검색광고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포털사이트의 최대 화두는 ‘키워드 검색광고’”라며 “야후와 구글이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이들 양사와 포털업체간 제휴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