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뉴욕타임즈는 앞으로 미국을 대표할 대표적인 체인 브랜드를 ‘맥도널드’에서 ‘스타벅스’로 바꿔야 할 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0년 12월 합작 법인으로 우리나라에 진출, 불과 몇 년만에 한 달에 한 개 이상 매장이 생겨날만큼 성장하여 어느덧 100 개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중국의 100여개를 포함, 곧 1만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흔한 커피를 통해 이루어낸 무서운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스타벅스’가 단순히 커피 제품이 아닌 인간미가 듬뿍 담긴 새로운 커피 문화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사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문화 산업에서 게임 산업은 이제 영화·음반 산업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가 제일 큰 산업이 되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세계적으로 한국이 종주국으로 인정 받으며 수출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2000개가 넘는 업체에서 3만여 인력들이 밤낮으로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열중하고 있다. 또한 이미 1000만 명이 넘는 유료 유저 수를 보유하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포함하여 일본, 대만 등 각국의 기업들이 매일 같이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업체들에게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게임 시장의 39%인 미국과 20%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의 게임 제작 기술은 아직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PC 기반의 온라인 게임에 국한한다 하더라도 기술적 우월성은 그다지 오랫동안 내세울 것이 없다. 또 오는 2006년 약 1억 명의 초고속 인터넷 유저수를 예상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정작 중국 업체들은 한국과의 게임 제작 기술 격차에 대해서 그다지 대단하게 보고 있지 않다. 온라인 게임이 호황을 누리고 있기는 하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시장의 포화상태와 성장의 둔화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기술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기술적 우위와 후발국들의 무서운 속도의 성장 저력을 걱정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고정된 제품(Deliverable Product)이 아니라 지속적인 서비스(Interactive Service)로 규정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기술 제품이 아닌 문화 컨텐츠로 이해 하여야 할 것이다. 고객들에게 진정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새로운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게임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제작 기술 격차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온라인 게임을 문화 상품으로 이해 하고 경쟁해야 한다.중국등 해외 진출시에도 기술적 우위뿐만 아닌 문화적 이해로 접근 하여야 할 것이다. 고객은 게임의 특정 기능과 성능 때문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통해 얻는 가치 즉, 오락성과 아이템을 포함한 사이버상의 재산 가치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통한 새로운 인간 관계 및 교류의 즐거움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게임 자체가 단순히 재미 있어서 접속료를 지불하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특정 온라인 게임의 경우 동시 접속자의 상당수가 직접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플레이를 운영하여 아이템만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게임 그자체보다는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특정 사용자를 만나기 위해 게임에 접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 진출해서도 게임 운영을 현지 업체에 모두 의존한 채 버그 수정 및 국내 콘텐츠의 현지 번역화 작업만을 가지고는 문화 콘텐츠의 핵심인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없다.
‘스타벅스’가 커피가 아닌 인간미 넘치는 문화로 승부를 했듯이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특정 장르와 기술의 일회적 게임이 아닌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게임 문화를 염두에 두며 미래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것이다.
◆조현태 태울엔터테인먼트 사장 htcho@taewo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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