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최근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세계적인 정보통신전시회인 3GSM월드콩그레스에 2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전시하라고 지시했다. 해당부서는 올 상반기에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잡고 있었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내놓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 제품은 TV와 케이블로 연결해 휴대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TV화면을 통해서도 볼 수 있는데다, MP3 등 멀티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 지금까지 나온 카메라폰 중 최고라는 평가다.
이 사장이 기습적으로 200만 화소 카메라폰을 프랑스에서 선보이자, LG전자와 팬택&큐리텔 등은 허를 찔린 듯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부랴부랴 “상반기중 200만 화소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제품을 보여준 삼성전자에 가렸다.
이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겸직한 지 한 달여. 그는 삼성전자 휴대폰의 ’월드퍼스트·월드베스트’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뒤를 쫒는 LG전자와 팬택&큐리텔, 모토로라 등이 새로운 개념의 휴대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도 세계 최강 노키아가 게임폰을 중심으로 휴대폰의 혁신에 나섰고, 일본 업체들은 고성능의 카메라폰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사실상 모두가 하이엔드 시장으로 진입, 삼성전자를 협공하는 형국이다. 이 사장은 신개념의 최고 품질의 제품만이 살 길이라고 판단, 상품기획을 시작으로 연구개발, 생산공장 등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직접 챙기고 있다. 특히 새로운 상품으로 시장으로 만들어야 할 상품기획팀은 이 사장과 ’코드’를 맞추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하루에도 몇 차례 ’최고 제품을 만들라’는 이 사장의 불호령이 떨어진다”며 “기획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휴대폰에서 상품기획의 성패는 2∼3년후에 제품으로 판가름난다. 삼성전자가 2∼3년내에 모토로라를 넘어 노키아와 어깨를 견줄려면 지금 상품기획의 경쟁력을 배가 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해말 팬택&큐리텔이 1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삼성전자보다 먼저 내놓는 등 삼성보다 한발 앞서 신개념의 휴대폰을 출시하는 일부 경쟁업체들의 움직임도, 이 사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1년여간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건희 회장까지 나서 “오는 2010년 세계 1위 휴대폰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혀, 이 사장의 퇴로(?)를 차단했다.
그가 평소의 지론대로 품질 경영을 통해 얼마만큼의 월드퍼스트·월드베스트 휴대폰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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