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망양보뢰(亡羊補牢)의 교훈

 중국 전국시대의 전국책(戰國策)을 보면 ‘망양보뢰(亡羊補牢)’라는 고사가 등장한다.

‘양을 잃고서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유래를 살펴보면 이렇다. 중국 전국시대의 초나라 양왕은 신하 장신이 정사에 노력할 것을 충언하자 욕설을 퍼부었고, 장신은 조나라로 잠시 몸을 피한다. 후에 진나라가 초나라를 침공하자 양왕은 도망치며 장신의 충고가 옳았다는 것을 뉘우친다. 후에 그를 불러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더니 이에 장신이 “토끼를 발견한 뒤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고, 양을 잃은 뒤 즉시 양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습니다(見兎而顧犬, 亡羊而補牢). 초나라는 아직도 수 천리 땅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우리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유사한 어구이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우리 속담이 뒤늦은 후회를 강조한 반면, ‘망양보뢰’는 뒤늦은 행동을 힐난하지 말고, 실수나 실패 후에 재빨리 수습을 하면 그래도 늦지 않다는 뜻으로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서양 속담과 그 의미가 통한다.

대한민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게임 강국이지만 PC온라인 게임이라는 특정한 플랫폼의 온라인 게임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세계 게임시장에서는 비디오 게임시장의 규모가 온라인 게임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주요 게임 선진국들의 2003년도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미국의 비디오 게임시장 규모는 73억 달러, 온라인 게임은 4억7000만 달러, 일본의 비디오 게임시장 규모는 38억 달러, 온라인 게임은 6500만 달러이다. 또 유럽의 비디오 게임 시장 규모는 50억 달러, 온라인 게임은 2억3000만 달러를 기록할 만큼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시장 규모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세계 게임시장의 주류인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만큼은 비주류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시작된 정부의 수입 규제, 일본문화 수입금지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한국에서 비디오 게임의 위상은 온라인 게임의 그것보다 한참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이제 갖 2년간 한국에 공식적으로 선보인 비디오 게임이 PC 온라인 게임보다 사용자 인식과 개발인력이 부족하고, 산업 인프라 측면에서 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이 PC 온라인 게임을 통해 가히 게임강국이라 불릴 만하지만 그 위치는 여전히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모든 게임은 게임 플랫폼을 불문하고 온라인화·네트워크화가 대세이다. 네트워크화는 미래 게임의 주요 흐름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 개발을 미루던 해외 게임개발사들도 온라인 게임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우수한 비디오게임 개발 기술에 온라인 기술을 접목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미 게임산업은 문화 콘텐츠 산업의 핵심이자, 나아가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까지 발전해 왔다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그 게임산업의 한 주류를 비디오게임이 분명히 맡고 있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와 온라인 게임 개발기술을 갖추고 있어 게임 산업의 주류인 비디오 게임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우수한 비디오 게임 개발, 비디오 온라인 게임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록 양을 잃었지만 양우리를 고쳐 대비한 것처럼 현 시점에서 비디오 게임 개발의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갖고 있는 우수한 PC 온라인 게임은 그것대로 성장시켜 나가면서 미래 비디오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게임강국으로 성장하고, 디지털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망양보뢰의 교훈인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윤여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사장 yeo-eul.yoon@scek.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