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향기나는 인터넷

 얼마전 사무실 책상의 오염 수준이 화장실 좌변기 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다소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통 사무실 책상에 최고 1000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는 데 이는 화장실 좌변기에 있는 세균수 평균치보다 무려 400배나 많은 수치다. 전화수화기에서 가장 많은 박테리아가 발견됐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이다. 그렇다고 전화보다 e메일을 더 사용한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키보드나 마우스의 오염 정도도 화장실 좌변기보다 결코 낮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해 접하는 사이버공간에 비하면 키보드나 마우스의 오염 수준은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최근 ‘몸짱’ 열풍이 불면서 인터넷에 오염된 누드 상술이 별다른 여과장치 없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처럼 ‘누드 비즈니스’라는 탈을 쓰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 사이버 공간에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누드 영상물이 마구 유포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통신망을 타고 여과없이 전달되는 이러한 유해한 콘텐츠의 경우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원로급 교직자의 희생을 불러온 ‘왕따 동영상’ 유포 문제는 ‘옳고 그름’에 대한 윤리의식이 뚜렷하게 정립돼 있지 않은 청소년들을 정신적으로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를 지켜보면서 인터넷을 통해 냄새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만일 그랬다면 적지 않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악취가 풍겼을 텐데 말이다.

 최근 텔레웨스트 브로드밴드라는 영국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향기를 전할 수 있는 기술인 ‘센트메일’을 개발해 실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의 핵심은 인터넷에서 원하는 향기를 클릭해 이메일로 보내면 상대방은 ‘센트돔’ 이라는 기계를 통해서 향기를 맡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언제쯤 상용화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에 왕따동영상·포르노영상물·불법스팸메일 등 인터넷상의 각종 오염원들을 하루빨리 정화시켜 ‘좋은 향기’만 나는 인터넷세상이 열리길 기대해 본다.

 <디지털문화부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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