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온라인게임 대중화 과제

이미 게임은 시장 규모가 3조원이 넘는 산업이다. 게임은 영화나 음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게임에 대한 대중 인식이 시장 규모와 비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온라인게임이 하나의 대중문화로 부각되면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온라인게임을 집중 분석하는 등 반가운 일도 있지만 아쉽게도 인터넷 초기 현상 처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이 조명되어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많은 게임사들이 제품의 명확성과 차별성을 내세운 마케팅에만 관심을 두고 있고 몇몇 성공한 사례를 제외하곤 고객과의 친밀한 유대 관계를 통한 온라인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형성에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최근 읽은 CRM 관련 서적에서 아주 흥미로운 내용을 본 적이 있다.이책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불만을 가진 고객의 96%가 되돌아오지 않으며 불만을 신고한 고객중 문제가 해결될 경우 54%∼70%가 그 기업과 다시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만일 문제가 매우 신속하게 해결되었다고 느낄 경우 재거래 비율은 95%로 높아진다.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한 사람은 평균 8∼16명에게 이 사실을 말하며, 반면에 회사에 불만을 신고한 후 문제가 만족스럽게 해결되는 것을 본 고객들은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5∼8명에게 그 사실을 말한다는 것이다.

매년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성장률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 온라인게임 숫자만 해도 1000여개가 넘는다.이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상태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시장 경쟁 과열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또 무수한 온라인 게임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을 보면 많은 게임사들이 소구하고 있는 제품의 차별성과 명확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제품 스위치(Switch)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방증이다. 따라서 온라인 게임사들은 이제 단순히 제품 차별성과 명확성을 내세우는데 집중한 마케팅이 아닌 고객이 자사게임을 선택해야만 하는 강한 동기 부여, 즉 고객에게 우리 제품만의 가치를 제공하고 인지시키는데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은 서비스 상품이기 때문에 게임사가 고객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제품의 성패를 결정짓는 아주 주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필자가 생각하는 고객관리마케팅, 즉 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 마케팅은 단순히 고객 데이타 수집 및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마케팅 툴 (Tool)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 CRM시스템을 구축하고 많은 서비스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에 의한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 제공에만 집중하고 고객에게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경험 제공을 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는 아직 미흡한 것 같다.

‘낚은 고기에는 밑밥을 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현재의 고객들을 낚은 고기라 생각하면 안된다. 고객은 제품에 대한 충분한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경우, 언제나 떠날 수 있다는 인식을 이제는 게임업체들이 가져야 한다. 경쟁력 있는 재미난 게임을 개발하고 제품을 알리는 노력만큼이나 우리의 게임을 즐기는 고객들을 알아주는 노력이 함께 된다면 게임 시장은 더욱 질적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게임사의 CEO로서가 아니라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2004년이 온라인게임도 영화나 음악과 같이 대중들에게 진심으로 사랑받는 대중문화로 인식되는 원년이 되길 소망해 본다.

◆ 김태현 KRG소프트 대표이사 ledioss@krg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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